중고차를 판매한 뒤 여분의 차 키를 이용해 팔았던 차량을 다시 훔친 캄보디아 국적의 불법체류자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일당은 경찰 신고를 막기 위해 한국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동포(同胞) 불법체류자를 범행 상대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전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판매한 차량을 다시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로 캄보디아인 A(35)·B(32)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작년 9월 3일 국내 체류 중인 캄보디아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K5 차량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판매 글을 본 C(26)씨가 이를 구매했다. A씨와 B씨는 C씨의 근무지인 영암 산업단지에서 차량을 넘겨줬다.
일당은 차량을 판 지 3주가 지나자, 소위 ‘대포차(차량 등록 명의자와 실제 사용자가 다른 차)’를 타고 다시 영암 산업단지로 향했다. 그 뒤 차량을 팔 때 넘기지 않은 여분 보조키로, C씨가 산업단지 일대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량을 다시 훔쳐 달아났다.
그러나 C씨는 절도 피해를 당하고도 경찰에 신고할 수 없었다. 불법체류자라는 자신의 신분 때문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B씨가 동포 등 불법체류자만 골라서 범행 대상으로 삼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런 내용의 범죄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장기간 탐문 수사를 벌인 끝에 용의자들의 활동 지역을 파악했다.
경찰은 일당이 이용하는 대포차를 특정, 지난 6월 15일 광주광역시 모처에서 은신 중이던 B씨를 검거했고, 지난 6일에는 충북 지역에 숨어 있던 A씨를 붙잡았다.
일당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일당이 차량 등록증·번호판·열쇠 등을 여럿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경찰은 한국에 입국한 지 10년 안팎인 일당이, 한국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불법체류 동포 캄보디아인들을 상대로 같은 수법의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불법체류자라는 신분 때문에 신고조차 못 한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라며 “중고차 거래 시 여분의 차키를 주지 않으면서, 거래장소를 주거지나 직장 등의 장소로 정하는 경우 절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