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변호사 사무실 화재 현장에서 경찰·소방·국과수·한국전기안전공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이 정밀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당시 방화 용의자가 건물 복도에서부터 휘발유를 뿌려가며 불을 붙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구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화재 감정 결과 최초 발화 지점은 2층 복도를 포함한 203호 입구 주변”이라면서 “발화 원인은 휘발유에 의한 방화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방화 용의자로 지목된 천모(53)씨가 복도에 들어선 순간부터 준비한 휘발유를 뿌려가며 방화 현장인 203호까지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대구 수성구 우정법원빌딩 203호실에 천씨가 침입해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렀다. 천씨를 포함해 김모 변호사 등 7명이 사무실 내에서 모두 숨졌고 빌딩에 있던 50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다쳤다. 국과수 측은 숨진 7명 모두 직접적 사인(死因)은 일산화탄소중독이라는 1차 소견을 밝혔다. 일산화탄소는 휘발유 등 연료가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한다. 체내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혈액의 산소 운반 기능을 떨어뜨려 호흡 곤란과 질식사로 이어진다.

천씨는 재개발 아파트 투자금 반환 소송 등에서 패소한 데 대한 불만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천씨가 방화한 이 사무실 소속 배모 변호사는 천씨를 상대로 승소한 상대편 변호인이었다. 사건 당일 배 변호사는 다른 재판 일정 때문에 화를 피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천씨의 휴대폰 등에 담긴 기록, 휘발유 구매처 등을 추가 수사 중”이라며 “짧은 시간에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한 점과 관련해 건물 구조나 소방 시설상 문제점 여부도 함께 조사할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