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전경.

경찰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용산 도로 점거 시위에 대해 “경찰의 강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23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전장연은) 사회적 약자 단체이지만, 동일한 형태로 반복적으로 불법 행위를 하는 것은 선량한 시민들의 과도한 권리 침해”라며 “시민 개개인 출근 시간이 10~20분 늦어지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크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장애인 권리 예산’ 등을 요구하며 용산 집무실 인근 횡단보도에서 출근길 도로 점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출근 시간대 용산 일대에 교통 체증이 발생하고 있다.

최 청장은 ‘전장연 측이 (도로에) 누워서 시위를 하는데, (강제권 행사라는 것이) 이들을 (강제로) 들어내는 것을 말하는가’란 질의에는 “최악의 경우엔 그래야 한다”고 했다. 다만 “안전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청장은 그러면서도 “(상황에 따라) 경찰 지도를 통해 (통제가) 가능한 부분이라면 강제권을 행사할 필요가 없다”며 “오늘 같은 경우는 4분 정도 도로를 점거해 경찰 지도로 시위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전장연의 교통방해 등으로 인한 고소·고발이 현재 11건이며, 23명이 수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최 청장은 또 용산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에서 열리는 집회에 대해선 “법원의 최종 판단 때까지 집무실 100m 이내 집회를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법원이 잇따라 ‘집무실 100m 이내 집회’를 허가하고 있지만, 경찰은 법원이 허가한 경우 이외엔 이를 막겠다는 것이다.

한편, 경찰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허위 경력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 여사를 서면 조사할 방침을 밝혔다. 이 사건은 김 여사가 시간강사와 겸임교수로 강의했던 대학에 제출된 이력서에 허위사실이 기재돼 있다며 작년 말 고발된 것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대학 관계자 입장도 다 조사했고 서면 조사 단계가 됐다고 생각해서 (김 여사 측에) 질의서를 보냈다. 성급하게 한 건 아니다”며 “(조사를) 서면으로 하기로 한 게 무혐의를 전제로 하는 건 아니다. 내용을 받아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