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간 소개팅을 목표로 하는 데이팅 앱에서 남성 가입자 3만여 명에게 총 12억여 원을 뜯어낸 일당 17명이 기소됐다. 피해자들과 대화한 일당 중 절반 가량은 남성이었다.
21일 대구지검 서부지청(지청장 이준엽)은 사기 등 혐의로 주범 A(27)씨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1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데이팅 앱을 통해 알게된 남성 3만여 명에게 10억 4000만원에 해당하는 현금성 포인트와 1억 6800만원 상당의 교제비 등을 뜯어낸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해당 앱에선 남성이 여성에게 대화를 걸면 여성에게 현금으로 환전이 가능한 포인트가 지급됐다. A씨 등 주범 3명은 직원 14명을 고용한 뒤, 여성 명의로 가입하는데 필요한 계좌를 모았다. 이후 직원들은 모두 여성 가입자로 앱에 가입한 뒤, 남성 가입자들에게 접근해 만나서 교제할 것처럼 대화를 이끌며 돈을 뜯어냈다. 남성 가입자들과 대화한 이들 중 7명은 여성, 7명은 남성이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경찰은 이 사건의 피해자와 피의자를 각각 1명으로 파악한 뒤, 피해금액을 417만원 상당으로 보고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범죄 수익금을 인출하는 또다른 남성들이 발견되면서 주범 등 16명이 추가로 붙잡혔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직접 수사가 없었다면 범행 전모를 규명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정확한 사건 처리에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별도로 이날 대구지검에선 본청 및 서부지청 등 7개 지청 소속 검찰수사관 520여 명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반대하는 취지의 전체회의를 열었다. 검찰 수사관들이 검수완박 법안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힌 전국 최초 사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황혜경 검찰수사관은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자 했을 뿐인데 어느 순간 우리는 적폐이자 개혁의 대상이 됐다”면서 “수사 공백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추진되는 검수완박의 피해는 국민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를 주재한 박원길 대구지검 사무국장은 “매년 5000명 이상 실형이 확정된 범죄자들의 도피, 3조 5000억원 이상의 벌금 미납, 31조 상당의 추징금에 대한 조사도 못하게 될 것”이라면서 “졸속 법안이 민주당의 일방적 독주로 통과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 및 수도권 지역 검찰수사관 200여 명이 모여 검수완박 법안 관련 회의를 진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