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6시20분쯤 서울 마포구 한 다세대주택 3층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20대 여성을 구조하기 위해 경찰들(빨간색 원)이 순찰차를 밟고 올라 ‘인간 피라미드‘를 쌓고 있는 모습. /서울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

다세대주택 건물 3층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20대 여성을 발견한 경찰이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인간 피라미드’를 만들어 가까스로 구조에 성공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에 18일 오전 6시20분쯤 마포구 서교동의 한 주택가에서 “술 취한 사람이 싸우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김문홍 경위와 김동현 순경은 한 다세대주택에서 목에 줄을 감고 3층 창밖으로 뛰어내린 20대 여성 A씨를 발견했다.

신고 5분만에 도착한 이들은 현장을 보자마자 여성의 발을 지지할 수단을 마련해야 하기 위해 움직였다. 김 경위는 1층 건물 화단을 밟고 2층 난간으로 올라가 A씨의 목이 조이지 않도록 어깨로 받쳤다. 이때 김 경위는 발을 지지할 곳이 없어 순간적으로 팔의 힘으로만 버텼다. 이후 김 순경도 뒤따라 올라가 김 경위를 도왔다.

약 1분 뒤 추가로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 2명이 순찰차를 건물 1층에 주차한 뒤에 그 위로 올라가 목마 자세로 김 경위가 지지할 곳을 마련했다. 이어 도착한 경찰관 3명도 이들을 도우며 ‘인간 피라미드’가 만들어졌다. 이후 혹시 모를 응급 상황을 대비해 다용도 칼을 가지고 다닌 이상호 경장이 건넨 칼로 A씨 지인이 줄을 잘라내면서 A씨 구조에 성공했다. 약 9분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구조 과정에서 위기도 있었다. 맨 처음 올라가 두 손으로 난간을 붙잡고 버티던 김 경위가 순찰차 위로 떨어지며 부상을 입은 것이다. 그는 허리와 무릎에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이날 경찰의 발 빠른 대처만큼 시민의 관심도 빛났다. 앞서 술 취한 사람이 싸우고 있다는 신고는 우연히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이 여성을 본 한 시민이 “하지 말라” “신고해달라”고 외친 것에서 시작됐다. 또 김 경위와 김 순경이 다세대주택에 오를 때, 지나가던 다른 시민도 이들이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왔다.

김 순경은 조선닷컴에 “경찰 생활하면서 이렇게 급박한 적은 처음”이라며 “선임이 빠르게 판단해줘서 살릴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도착한 현장에서 (A씨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하지 않고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조영호 홍익지구대장은 “인근에 있던 경찰들이 빠르게 함께 출동해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실시간으로 신고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