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보람이 사망 사건의 중심에 있는 친모 석모(48)씨가 지난해 6월 17일 오전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리는 3차 공판을 마친 후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경북 구미시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만 2세 여아 보람이의 친모(親母), 석모(49)씨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징역 8년이 선고됐다. 석씨는 자신의 딸 김모(23)씨가 낳은 아이와 자기가 낳은 딸 보람이를 바꿔치기하고, 이후 사망한 보람이 시신을 유기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항소 5부(재판장 김성열)는 “미성년자 약취·사체은닉 미수 혐의로 기소된 석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 2월 구미의 한 빌라에서 보람이가 미라화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석씨의 딸 김모(23)씨는 보람이를 친딸로 알고 2018년부터 2년 5개월간 키웠다. 하지만 이혼 후 현 남편과 사이에서 얻은 자녀의 출산이 임박하자 지난해 8월 보람이를 빌라에 홀로 방치해 사망하게 했다.

석씨는 보람이 시신이 발견된 이후 경찰에 자신을 외할머니라고 했지만, DNA 검사 결과 보람이 친모라는 결과가 나왔다. 수사당국은 석씨가 지난 2018년 딸 김씨가 낳은 아이와 본인이 낳은 보람이를 산부인과에서 바꿔치기했고, 이후 보람이가 사망하자 시신을 은닉하려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석씨를 기소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는 석씨의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고, 이에 석씨는 “형이 부당하다”며,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석씨 측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도 “아이를 낳은 적이 없고, 그 사실도 명확히 증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차례에 걸친 DNA 감정 결과에서 석씨와 피해자(보람이)간 친자 관계가 증명됐고, 이는 사실 인정에 있어 구속력을 갖는 과학적 증거”라면서 “시료 채취나 분석 과정에서 인위적 조작이나 훼손도 없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석씨가)임신 추정 기간에 생리대를 구매하지 않은 반면 보정 속옷을 구매했고, 바꿔치기 추정 기간에 아기의 몸무게가 급격히 줄어든 점, 아기의 발목에 고정돼 있어야 할 식별띠가 훼손된 점 등을 감안하면 혐의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석씨의 딸 김씨는 보람이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석씨가 바꿔치기 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씨의 딸은 아직도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