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조 택배기사 연합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택배노조 파업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이유없는 택배파업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CJ대한통운 노조는 "택배기사들의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마련한 사회적 합의를 사측이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27일째 총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뉴스1

23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주변에서 택배 기사 110여 명이 ‘우리는 일하고 싶다’고 적힌 어깨띠를 두른 채 “명분 없는 노조 파업 쟁의권을 박탈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CJ대한통운 대리점과 계약해 택배 배송을 하면서도 민노총 소속 택배노조에는 가입돼있지 않은 사람들이다.

택배노조는 작년 12월부터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해 마련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인상한 택배 요금을 사 측이 과도하게 차지하고 있다”며 ‘공정 분배’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대한통운 측과 계약해 일하는 택배 기사는 약 2만명. 이 중 택배 노조 소속 약 1650명이 파업에 참가했다. 전체 기사 중 8%쯤 된다. 김슬기(32) 전국비노조 택배기사연합 대표는 “파업으로 생계가 위협받아 거리에 나오게 됐다”며 “택배 기사의 10%도 안 되는 노조가 우리 의견을 대변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비노조 택배 기사 집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통운에 따르면, 하루 900만개 정도의 택배 상품이 배송되는데, 지난 22일 기준 배송에 차질이 생긴 물량은 14만개에 이른다. 연합회 측은 이날 집회에서 “울산 및 분당 등 지역의 강성 노조들이 택배 물건을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고 다른 인원을 투입해 배송을 하는 것조차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대한통운 소속 택배 대리점주 양우성(49)씨는 “1월에만 거래처 4분의 1 정도가 다른 택배회사를 쓰겠다며 떨어져 나갔다”고 했다. 8년 동안 택배업에 종사했다는 이모(37)씨는 “택배 물량이 줄면서 1월 수입이 지난달보다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고 했다. 충북 오송의 한 대리점주는 “14명 중 노조 소속 기사 4명이 파업을 하는 바람에 나머지 사람들에게 일이 몰려 너무 힘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