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는 무리한 콘크리트 타설 시공이 주요 원인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하층부 콘크리트가 충분히 양생(養生)되지 않아 필요한 강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한 추가 타설로 대형 거푸집(갱폼·Gang Form)과 외벽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연쇄 붕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창식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12일 “겨울에 공사하려면 콘크리트 타설 시 일정한 시간 동안 보온 상태를 잘 유지해야만 콘크리트 강도가 발현된다”며 “콘크리트가 채 굳기 전에 추가로 타설해서 하중을 견뎌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공학과 교수도 “외벽과 슬래브(바닥)가 동시에 붕괴된 것으로 미뤄 콘크리트 양생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고 현장 인근 화정동 주민 정모(66)씨는 본지에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나 눈비가 올 때도 공사를 했는데, 11월 이후 날씨가 추워지면서 위태롭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이날 “사고 아파트는 22층이 화재 대피 공간으로 튼튼하게 설계되고 시공됐다”며 “콘크리트 잔해가 22층에서 멈추고 쌓이면서 추가 붕괴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광주시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고 이틀째인 12일 오전 민관 전문가들이 참여한 안전 진단을 마친 뒤 전날 추가 붕괴 우려로 중단했던 실종자 수색 작업을 재개했다. 소방 당국은 실종자들이 23~29층에 쌓여 있는 콘크리트 잔해물 더미에 매몰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색을 이곳에 집중할 계획이다. 당국은 구조견들이 26~28층에서 이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안전한 수색을 위해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은 해체할 예정이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이르면 사나흘 뒤에 현장에 도착하는 1200t 규모의 크레인으로 해체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광주지방검찰청·광주지방경찰청·광주지방고용노동청을 중심으로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광주광역시는 이날 사고 아파트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지역에서 진행 중인 모든 공사를 중지하라고 명령했다. 공사 중지 대상 사업장은 사고 현장을 포함해 3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