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부산 도심에 있는 대형 할인점 지상 주차장에서 택시가 벽을 뚫고 지상 도로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70대 택시 운전자는 사망했고, 신호 대기 중이던 운전자와 보행자 등 7명이 다쳤다.
30일 부산경찰청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2분쯤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있는 홈플러스 연산점 지상 5층 주차장 외벽을 SM5 택시 1대가 뚫고 그대로 약 20m 아래 지상 도로로 추락했다. 이곳 건물은 지상 4~6층이 주차장이다. 사고 지점은 5층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출구 근처였다.
사고 현장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 동영상을 살펴보면 사고 택시가 건물 외벽을 뚫고 나오자 회색 먼지와 함께 약 10m 정도 날아간다. 택시는 홈플러스 건물 앞 과정로(왕복 7차선) 연산1동 주민센터 방향 중앙선 부근에 차량 앞부분부터 떨어졌다. 당시 이 방향 도로엔 차량이 없었다. 이어 택시는 곧장 뒤집히면서 건너편 방향 차도로 넘어가 신호 대기 중이던 아반떼, K5, 모닝 등의 차량을 덮쳤다.
사고 현장 주변의 한 상인은 “‘쿵’ 하는 굉음에 놀라 나와보니 차량 한 대가 뒤집혀 있었고, 여러대가 부서져 파편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며 “(사고 차량에) 불까지 나 연기도 자욱하다 보니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택시 운전사인 70대 남성이 숨졌다. 또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내 운전자 등 5명과 당시 길을 건너던 보행자 2명이 다쳤다. 대부분 경상으로 알려졌다. 추락의 여파로 인근 주차 차량 등 모두 13대가 직간접적으로 파손됐다. 사고 직후 추락한 택시에서는 화재도 발생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진화해 추가 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수습으로 도로가 한때 통제돼 큰 혼잡을 빚었다.
경찰은 운전자 과실이나 차량 결함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CC(폐쇄회로)TV 장면을 보면 택시가 출발 후 3초 정도 서행하다, 이후 굉장히 빠르게 진행하면서 출구 쪽으로 우회전하지 못하고 직진해 그대로 벽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급발진 등 차량 결함인지, 운전자가 사고 당시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잘못 밟는 조작 미숙이 있었는지는 분석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차량이 추락한 벽면은 콘크리트가 아니라 내부에 구멍이 뚫려 있는 블록이 쌓인 형태로 돼 있었다. 외장재인 스티로폼 패널까지 합치면 두께가 30㎝가량 된다. 경찰 관계자는 “외벽과 관련해서도 주차장법 위반 부분이 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