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고등법원 전경. /이승규 기자

채팅을 통해 만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대구지검 부장검사 A(50)씨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 11부(재판장 이상호)는 24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26일 자신의 차 안에서 채팅으로 만난 여성 B씨의 허락 없이 입을 맞추고 신체를 만진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A씨가 B씨를 강제로 성추행하려 했던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 장소는 4차선 대로변으로 사람들이 많이 오갔던만큼, B씨가 비명을 지르거나 도망치기도 용이했다”며 “당시 부장검사라는 신분이 있던 A씨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강제로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신체 접촉 이후 두 사람이 나눈 대화와 행동도 A씨에게 유리하게 적용됐다. 재판부는 “범행 이후에도 두 사람은 식당을 알아보거나 커피를 샀고, B씨는 도망칠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상황에 따라 대처가 다를 수 있지만, 헤어지고 난 뒤 서로 ‘잘 들어가세요’ ‘네 잘 자요’ 등 문자를 나눈 점 등, 피해자의 행동으로는 이례적인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B씨는 범행 이후 A씨에게 “갑자기 그렇게 다가와 놀랐다”면서 “앞으론 조심해달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호감을 갖고 연락하던 A씨가 갑작스레 신체를 접촉하자 불안감을 느낀 B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성범죄 관련 상담을 받은 것이 사건의 계기”라면서 “평소 B씨에게 하나하나 동의를 구했다는 A씨 주장이 메시지와 녹음 파일로 드러나는 점 등을 종합하면 A씨에게 강제 추행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