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이 1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는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의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25)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이석준이 자신을 신고한 전 여자친구의 가족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벌였다고 판단하고 이석준에게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석준은 범행 전날부터 전 여자친구의 집 주변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서울경찰청은 이날 이석준에 대해 특수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과 형법상 살인미수, 살인예비 등 7개 혐의를 적용해 서울동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당초 경찰은 이석준을 붙잡을 당시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나, 이석준의 진술 내용과 범행 준비 과정을 수사한 결과 보복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했다. 보복살인의 최소 형량은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살인보다 형이 무겁다.

경찰에 따르면 이석준은 지난 6일 전 여자친구 A(21)씨를 감금하고 성폭행한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데 대해, 이를 신고한 A씨의 아버지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했다. 지난 8일 이석준은 본인이 알고 있던 A씨의 주소지로 찾아갔으나 A씨의 집이 아닌 것을 알고 귀가했다. 이어 인터넷 검색을 통해 흥신소에 접촉해 A씨의 집 주소를 알아달라고 의뢰했다.

이튿날인 9일 흥신소로부터 주소를 건네받은 이석준은 A씨 집 주변에 렌트한 차를 대고 머물다가 10일 오후 2시 26분쯤 흉기를 든채 집 안으로 들이닥쳐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집에 있던 A씨의 어머니(49)와 동생(13)이 이석준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어머니는 숨지고 동생은 여전히 중태다.

이석준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집 안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갔다고 했으나, A씨는 잠시 외출해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이에 경찰은 보복살인과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를 모두 적용했다.

이석준은 검찰에 송치되며 미리 범행을 계획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부인했지만,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계획 범행을 인정할만한 진술도 있었다”고 했다. 이석준이 범행 전 미리 흉기를 구입하고, 범행 방법과 보복에 관련해 인터넷에 검색한 내용도 확인됐다고 한다.

경찰은 돈을 받고 이석준에게 A씨의 집 주소를 건넨 흥신소 운영자 30대 B씨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A씨의 주소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접촉한 공범과 정보 제공자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씨가 작성한 청원이 올라왔다. A씨는 “이석준은 아주 치밀하게 며칠동안 범행을 계획하고 준비했다”며 “고통 속에 죽은 어머니와 여전히 사경을 헤매는 동생의 한을 풀어줄 수 있도록 이석준을 사형시켜달라”고 했다. 같은날 A씨의 외삼촌 역시 이석준의 사형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