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사기를 위해 가짜 명의의 소위 ‘대포폰’을 활용한 일당들이 경찰에 대거 적발됐다. 금융 당국에서 보이스피싱 사기를 막으려 ‘대포통장’에 대한 심사·단속을 까다롭게 하자 풍선 효과처럼 ‘대포폰’이 늘어난 것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8월부터 두 달 동안 전국에서 전기통신 금융 사기에 대한 특별 단속을 벌여 3022명을 검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중에는 유령 법인 200개를 설립하고 대포폰 5000대를 개통해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 공급한 일당 11명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장애인, 노숙자, 신용불량자들의 명의를 수집하고 다니는 일당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들을 붙잡았다. 또 대포폰 6189개를 개통하고, 사기를 위한 소위 ‘미끼 문자’를 5810회 발송한 문자 발송 업체도 덜미가 붙잡혔다.
경찰의 이번 일제 단속으로 적발된 대포폰은 2만739대였다. 대포통장은 2908개, 외국에서 걸려오는 070 인터넷전화를 010 휴대폰 번호로 바꿔주는 불법 중계기도 192대가 적발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발된 대포폰이 18배 늘었다”며 “대포통장 발급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계좌이체형 수법은 감소한 대신 대포폰을 이용한 대면(對面) 편취형 범행 수법이 증가했다”고 했다. 이젠 ‘계좌로 돈을 부치라’는 식보다는 ‘직접 만나서 돈을 달라’는 식의 범죄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대포폰 업자들은 알뜰폰(전체의 70%) 업체를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명의로는 외국인(36%)과 법인(19%)을 동원하는 경우도 많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문자 발송 대행, 채권 추심 업무 등을 한다고 속이고 실제로는 범죄에 가담시키는 사례가 증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