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 A씨가 20대 여성 BJ B씨에게 앙심을 품고, 공인중개사였던 B씨의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스토킹 피해자만 보호해 줄 생각만 하는데, 그 피해의 가족들도 신변 안전을 도모해야 된다는 것들을 시사하는 사건”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6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최근 스토킹이라는 게 피해 당사자에게만 인명 피해를 내는 게 아니다. 지금 김태현 (노원 세모녀)사건도 여동생과 어머니까지 다 사망에 이르게 했고, 7월에 있었던 제주도 동거남 사건은 중학생 아들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보복의 범위가 굉장히 넓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가 앙심은 B씨에게 품고, 범행은 B씨 어머니에게 가한 이유에 대해선 “독특한 스토커들의 어떤 병적 집착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A씨의 목적은 괴롭힘”이라며 “아프리카 TV에 나오는 여성들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심했던 것 같다. 지금 A씨가 B씨만 스토킹한 게 아니고 또 다른 피해자도 있다고 알려졌다. 그전에도 여성 BJ에게 접근해 조롱하는 무슨 댓글을 올리고, 험담하는 것도 올리고 이랬다가 강퇴 당하고 그러다가 결국 B씨에게 접근한 거다”라고 했다.
이어 “일종의 보복 폭행이 일어난 거다. B씨의 어머니의 개인정보를 찾아내 그분의 부동산 가게로 갔다. 사전에 미리 아마 흉기를 가지고 들어갔던 것 같다. 그래서 흉기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CCTV에 들어가는 장면, 나가는 장면이 찍혀 있는데 사전에 미리 거의 다 결심을 하고 들어갔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10월 20일부터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다. 개인정보 탈취해서 전자통신망법에 금지돼 있는 문자를 보낸다거나, 영상을 보낸다거나, 괴롭히는 행위를 할 경우에는 그것도 모두 사실 온라인 스토킹에 해당된다”고 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 경찰에 신고해라. 그게 누적이 되면 3년 징역형까지 줄 수 있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흉기를 들고 피해자의 주변을 배회한다거나, 이러면 흉기로 위협하는 경우에는 5년까지도 징역을 줄 수가 있다. 일단 피해자분들이 신고를 초기 단계부터 계속해 주시는 게 결국은 신변 안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씨는 4일 오전 11시 30분경 서울 은평구 역촌동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50대 공인중개사인 B씨의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약 200m 떨어진 빌라 옥상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 전 A씨는 인터넷 방송 BJ인 B씨의 생방송에 참여했다가 ‘비매너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강제 퇴장을 당했다. 이후 A씨는 BJ에게 인적사항을 알아내 복수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B씨가 연락을 차단하자, A씨는 B씨의 휴대전화를 알아내 연락했다. 범행 전날 A씨는 B씨 어머니에게 “딸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B씨 어머니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