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에서 두꺼운 공업용 고무줄에 입이 꽁꽁 묶인 채 발견된 유기견 ‘백구’의 근황이 공개됐다. 입이 심하게 부어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학대자를 찾기 위해 수사에 나섰다.

두꺼운 공업용 고무줄에 입이 꽁꽁 묶인 채 발견된 유기견 '백구'/비글구조네트워크 페이스북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14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12일 구조한 백구는 현재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백구는 일주일 넘게 사료 한톨, 물 한모금도 먹지 못해서 탈진과 탈수 증세가 심했다. 콩팥에 큰 무리가 되어 결국 신부전증으로 몸 상태가 심각하게 망가져 있었다”고 백구 상태를 전했다.

이어 “배가 너무 고픈 백구는 사료를 먹고 싶어 하지만 입 안이 심하게 부어서 교합이 되지 않아 주둥이 옆으로 사료가 모두 새어 나와 자가섭취가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백구는 지난 12일 낮 12시 20분쯤 지나가던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백구의 입 주위는 고무바로 꽁꽁 묶여 있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 김세현씨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12일 아는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그분이 차를 타고 지나고 있다가 긴 목끈을 매달고 있는 개 한마리를 발견했다. 그 개가 숨을 막 헐떡이면서 걷지도 못할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었다고 한다”고 했다.

김씨가 백구가 있는 곳으로 가, 백구 입에 묶인 고무바를 풀어줬다. 처음 발견한 지인이 차에서 고양이 사료와 물을 꺼내서 백구에게 줬으나, 백구는 입이 아파 사료를 먹지 못하고 물을 허겁지겁 마셨다. 백구 입에 난 상처 때문에 물은 피로 붉게 물들었다고 한다.

김씨는 백구가 학대를 당해서 묶여 있다가 스스로 탈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저희가 보통 유기견들을 구조하고 그랬을 때, 목끈까지 매달린 상태로 유기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래서 백구가 학대를 당해서 묶여 있다가 탈출을 한 게 아닌가 의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진안경찰서는 백구 학대자를 찾고 있다. 경찰은 “진돗개가 발견된 인근 마을을 조사했으나 ‘마을 진돗개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며 “견주와 유기 현장 목격자 등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외지인이 차를 타고 진돗개를 유기하고 갔을 가능성 등도 염두에 두고 주변 폐쇄회로(CC)TV 등도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