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던 전과 14범 강모(56)씨는 이틀 만에 여성 2명을 살해했다며 경찰에 자수했다. 전문가는 강씨가 도주에 실패했기 때문에 자수한 것으로 봤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소재 자신의 자택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뒤, 다음날인 27일 오후 5시 31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전자발찌는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인근에서 발견됐다.
이후 서울역, 영등포, 김포공항 등 여러 차례 위치를 옮겨 다니던 강씨는 29일 오전 3시 송파구의 한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50대 여성을 살해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8시쯤 여성의 시신이 실린 차를 타고 송파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0일 SBS ‘오뉴스’에서 강씨가 자수한 이유는 ‘도주’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강씨는 소년 시절부터 징역을 살았던 전력이 있다. 30~40년을 교도소에서 살았다. 전과들 대다수가 흉기를 들고 위협해 여성 피해자들에게 강간, 강도를 했다. 그러다 보니까 주변 인간 관계가 끊어진 거 같다”고 했다.
이어 “금전 지원 후원자가 있어야 도주를 하는데 연고자가 없던 거 같다. 두 번째 (살해한)여성에게서 도주 자금을 강취하려다 실패해 살해가 일어난 것 같다. 그래서 도주를 포기한 것”이라고 봤다.
강씨는 만 17세 때 특수절도로 처음 징역형을 받은 이후 강도, 강간, 절도 등으로 총 8회의 실형을 받았다. 이중 2회가 성범죄 전력이다. 2005년 4월 출소한 뒤 5개월 만인 그해 9월 차량 안에서 흉기로 여성을 위협한 뒤 금품을 빼앗고 추행한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강씨는 올해 5월 출소하면서 2026년까지 전자발찌를 부착 명령을 받았다.
2건의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강씨의 신상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성인 대상 성범죄자 신상공개 제도는 2011년 4월에 도입됐는데, 강씨의 형이 확정된 건 2006년이기 때문에 적용받지 않은 것이다. 강씨의 신상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이웃들도 강씨의 전과를 전혀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