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타자 송우현. /스포츠조선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외야수 송우현(25)을 방출했다.

키움은 11일 KBO에 송우현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송우현은 지난 8일 오후 면허 취소 수준(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의 음주 상태에서 차를 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키움은 9일 송우현의 자진신고 사실을 발표하며 “접수 직후 해당 사실을 KBO에 통보했다. 구체적인 경위는 (경찰 조사가) 끝난 뒤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단은 “지난달 소속 선수 2명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방역수칙 위반으로 팬들께 실망을 안겨 드린 데 이어 다시 소속 선수가 음주운전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클린베이스볼 실천, 윤리 의식 강화 등을 위해 선수단 관련 교육을 더욱 철저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송우현의 방출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야구인 2세인 그가 아버지 명예까지 실추했다는 차가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송우현은 한국 야구계 레전드 투수 송진우 전 한화이글스 코치의 차남이다. 송 전 코치는 KBO리그 통산 최다승(210승), 최다 이닝(3003이닝), 최다 탈삼진(2048개) 등의 대기록을 보유 중이며 한화 영구 결번의 주인공이다.

현역 시절 역투하는 송진우. /스포츠조선

네티즌들은 “송우현의 이번 사건은 본인 커리어만 망친 게 아니다”라며 “아버지 얼굴과 이름에 단단히 먹칠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아버지에게 죄송하다고 사죄해야 한다”며 “송진우를 존경한 팬으로서 이 일에 거론되는 것 자체가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방송 등을 통해 공개된 부자의 이야기도 재조명되고 있다. 중학교 3학년이던 송우현이 “아빠가 운동선수 되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되라고 (말씀 하셨다)”라며 메모장에 ‘인간이 되자’는 문구를 쓰는 장면이 캡처돼 퍼지고 있다. 또 송 전 코치가 아들 송우현과 친해지기 위해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배웠다는 일화도 언급됐다.

송우현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지명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첫 1군 풀타임을 소화하며 69경기 타율 0.296, 3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 주전 외야수로 입지를 굳히던 시기에 터진 음주운전으로 선수 생명이 사실상 끊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