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 급행 열차 승강장 자료사진. /연합뉴스

열차와 지하철이 동시에 지나는 용산역부터 9호선 환승역인 노량진역까지, 서울 지하철 1호선의 해당 구간은 유동 인구가 많은 곳 중 하나다. 이곳에서 칼을 든 50대 남성이 여성 승객을 위협해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일요일이던 지난 25일 오전 7시 17분쯤 지하철 1호선 열차에 앉아 있던 20대 여성 A씨 앞으로 지저분한 차림의 한 남성이 다가와 앞을 가로막았다. 하필 당시 열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겁에 질린 A씨는 옆 칸으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곧 붙잡혔다.

이 남성은 A씨를 노약자석으로 밀친 뒤 목에 흉기를 갖다대고는 “가만히 있어. 아가씨가 너무 예뻐서 그래”라고 말하며 성폭행을 시도했다. 흉기를 손으로 막으며 저항했지만 남성은 뺨과 머리를 마구 때리며 폭행을 이어갔다. A씨는 노량진 역에 열차가 멈춰선 순간 온 힘을 다해 밖으로 뛰쳐나갔다.

A씨는 28일 보도된 MBC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도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게 가능한 건가 싶다”며 “나를 탈출시켜줄 사람은 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력을 다해 도망쳤다. 지금도 지하철을 타면 (그때 생각이 나) 땀으로 손이 흥건해진다”고 했다.

서울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사건 접수 즉시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노량진역에서 하차하는 남성의 인상 착의를 확인한 후 동선을 추적해 이날 오후 6시 31분쯤 그를 체포했다. 체포된 남성은 50대 B씨로 1호선 의정부역 승강장에서 붙잡혔다. 철도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B씨가 피해자를 강제 추행한 추가 범행을 확인하고 성폭력처벌법상 특수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철도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와 여죄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