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로 벌어들인 범죄수익으로 주유소 4곳을 차려 돈세탁을 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 일당은 판돈 900억원의 사이트를 운영했으며 회원 수만 2000여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당들은 도박 수익의 10%를 수수료 형식으로 챙겨갔으며 총 수익금이 약 90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도박사이트 운영자 40대 A씨와 직원 B씨를 구속하고, 또 다른 직원 C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불법 토토사이트 운영 일당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이트 운영자가 소유했던 주유소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A씨 등 3명은 2013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판돈 900억원 규모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오○○’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회원 가입만 해도 무료 충전 서비스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인터넷 개인방송 등에 가입 홍보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원을 모집했다.

회원들은 1인당 적게는 수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가까이 되는 돈을 A씨의 사이트에 베팅했다. 이렇게 모인 돈은 50여 개의 대포 통장을 거쳐 A씨에게 전달됐다. 호기심에 도박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수백만원을 잃은 피해 회원들도 상당수 발견됐다. B씨와 C씨는 A씨에게 고용돼 월급 350여만원을 받고 회원을 모집하거나 대포통장을 관리하는 등의 역할을 담당했다.

주범인 A씨는 범죄이익금으로 지난 2014년부터 주유소를 임차해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기간이 길어지면서 A씨가 운영하는 주유소는 충북, 부산 등의 3곳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별도의 법인까지 설립하고 나서 기존 3개 주유소 외에 충남의 주유소 1곳을 추가 인수해 모두 4개의 주유소를 관리해왔다. 사장으로서 직원들을 고용했으며 주유소 운영상 필요한 도구들을 직접 관리했다.

경찰은 자금추적을 통해 주유소 인수 및 운영 자금이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나왔다는 점을 확인, A씨가 자금 세탁을 위해 주유소를 운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A씨는 지난해 캠핑장 사업을 위해 충북에 73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사들이기도 했다.

경찰은 온라인 도박사이트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던 중 A씨가 운영하는 사이트를 확인하고 지난해 A씨의 충북 법인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는 등 관련 수사를 이어오다가 최근 이들을 검거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불법 토토사이트 운영 일당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이트의 웹상 모습. /경기남부경찰청

또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고 이들 소유의 부동산과 고급 외제차, 임대차 보증금 등 은닉 재산 90억원 상당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에서 도박을 벌인 이들에 대한 수사도 이어나가고 있다”며 “한번에 수천만원씩 입금한 단골 회원들을 우선적으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