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남 여수에서 차량 탁송용 트레일러가 건널목을 덮쳐 길을 건너던 보행자 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이 중 사망자 2명과 부상자 2명은 한 달에 27만원을 받고 일하던 공공근로 노인이었다.
본지가 확보한 사고 당시 영상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6분쯤 여수시 광무동 한재사거리에서 우회전하던 트레일러가 횡단보도 앞에서 멈추지 못하고 신호가 바뀌어 횡단보도를 지나던 행인 6명을 덮쳤다. 트레일러는 횡단보도 뒤에 정차해 있던 승용차 등 10대와 잇달아 충돌한 뒤에야 멈췄다. 트레일러 운전자 이모(41)씨는 경찰 조사에서 “내리막길에서부터 제동장치(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 사고로 건널목을 건너던 최모(여·80)씨 등 3명이 숨지고,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 등 9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숨진 최씨를 포함해 사고를 당한 행인 중 4명은 하루 3시간씩 일하고 한 달에 27만원을 받는 공공근로 노인들이었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집게와 종량제 봉투를 들고 광무동 일대에서 쓰레기 줍기와 풀 뽑기 작업을 했다. 1시간 정도 일한 뒤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건널목을 건너다 참변을 당했다.
숨진 최씨와 또 다른 최모(여·73)씨는 매월 최대 30만원을 지급받는 기초 연금 수급자였다. 이들은 올 1월부터 광무동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내 마을이 깨끗해지면 마음이 즐겁다'고 했던 할머니들”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4시 6분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산정동 한 도로에서 A(19)군이 몰던 승용차가 14t 트럭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용차에 타고 있던 A군 등 4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트럭 운전자(61)가 불법 좌회전을 하는 과정에서 직진하던 승용차가 트럭 오른쪽 뒤편을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트럭 운전자가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고 경찰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