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신고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22)씨의 사망 경위 등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1일 부검을 실시한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날 국과수가 정민씨를 상대로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정민씨와 관련한 목격자를 찾는 등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국과수 부검 결과 타살 혐의점 등이 발견되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부검은 유족들의 요청으로 진행된다.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50)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국과수 부검예정이고 끝나면 장례절차는 시작할 계획”이라며 “(부검) 결과에 따라 수사가 필요하다면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손씨는 “수사가 되는게 좋은건지 아무 일이 없는게 좋은건지 모르겠지만 둘다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며 “그간의 관심에 감사드린다. 특히 정민일 찾아주신 민간구조사 차종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아들 정민씨는 지난 24일 오후 11시 지난 25일 새벽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정민씨는 지난 24일 오후 11시쯤부터 25일 오전 2시 이후까지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잠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 A씨는 홀로 귀가했고, 오전 4시 30분쯤 A씨가 혼자 반포나들목(토끼굴)을 지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정민씨의 실종은 아버지 손씨가 지난 28일 새벽 아들의 실명(實名), 사진 수십 장과 함께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아들을 찾습니다’란 장문의 글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며 알려졌다. 중앙대 의과대학 본과 1학년인 정민씨는 경기고 재학 시절, 장학퀴즈 왕중왕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수재(秀才)였다. 제보·격려 댓글만 6000개가 넘게 달렸다. 장학퀴즈 진행자였던 방송인 이지애씨가 소셜미디어에 ‘제보를 바란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정민씨는 지난 30일 오후 3시50분쯤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을 처음 발견한 건 인근을 수색하던 구조견 ‘오투'와 민간구조사 차종욱(54)씨였다. 이날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에서 20여m 떨어진 강 위로 사람 머리 형상이 떠 있는 것을 민간구조견이 발견했다. 곧 119구조대 보트가 출동해 시신을 건져냈다. 시신은 정민씨가 실종 당시 입고 있던 흰색, 회색, 검정색이 혼합된 긴 팔 셔츠를 입고 있었다.
차씨는 며칠째 자신의 구조견과 함께 인근을 수색했다고 한다. 차씨는 “지난 25일부터 만조이기 때문에 강물이 3일 간 하류에서 상류로 역류했다”며 “오늘쯤 되면 시신이 다시 하류로 내려올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실종 장소를 다시 수색했다”고 했다. 아버지 손씨는 “물때까지 파악하셔서 구해주지 않으셨으면 이 상태로 정민이가 며칠째 찬 강물속에서 있었을지 생각하기도 싫다”며 “꼭 뵙고 인사드리겠다. 정민이 빨리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정확한 사인(死因)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아버지 손씨는 “정민이 얼굴은 너무 깨끗하고 생전과 같았는데 뒷머리에 두개골이 보일만큼 날카롭게 베인듯한 큰 상처가 2군데쯤 있었다”며 “실족해서 물에 휩쓸려 다니다 상처가 난 것이 확실히 밝혀지면 저희는 당연히 납득할 것이지만, 아직 할 게 남았고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손씨는 “당시 아들을 본 목격자들은 공통적으로 오전 3시 40분~4시 사이 두 사람이 자리에 없었다고 했다”며 “그 시간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근처에 있었던 남자 3명과 남녀 6명 일행의 제보가 절실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