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만 2세 보람양 사건과 관련해, 당초 보람양의 어머니로 알려졌다가 유전자 검사 결과 언니로 밝혀진 김모씨(22)의 전 남편 A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씨의 엄벌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여아의 친모가 아닌 언니로 드러난 김모씨의 첫 재판이 지난 9일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열렸다. 김씨가 법정으로 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A씨는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쓰레기집에 제 딸을 버리고 도망간 구미 OOO의 엄벌을 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어제 나온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을 보고 분노하는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어 고민 끝에 글을 올린다”고 했다.

A씨는 “김씨의 가방에서 모텔 영수증이 나와도 아이를 생각하면서 참았고, 신발장에서 임신 테스트기 30개를 발견했을 때도 용서했다”며 “사랑하는 아이가 저처럼 아빠나 엄마 없이 자라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A씨는 “아이를 옆에 재워둔 채 밤새 집을 나간 김씨를 뜬 눈으로 기다리면서도 이 시간이 언젠가 지나갈 거라 믿었다”며 “그런데 다음 날 들어온 김씨가 ‘남자가 있다. 아이가 있다는 사실도 안다’고 해 그 남자가 아이를 책임져 주겠다고 했냐 물었더니 ‘그건 모르겠다’고 하더라. 김씨에게 ‘엄마 될 자격 없으니까 나가라’고 말한 뒤 아이와 마지막 인사를 하게 하려 했는데 그 순간이 지금도 너무 원망스럽게 기억난다”고 했다.

A씨는 글에서 아이를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아빠가 돼야겠다고 다짐했고, 자신이 떳떳한 직장을 얻어 돈을 벌어 올 때까지 김씨에게 잠시만 아이를 키워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자택 바로 아래층에 김씨의 부모도 거주하고 있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많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는 “조금씩 회복하며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김씨가 만나는 남자가 대기업을 다니며 돈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 남자가 아이를 예뻐한다는 소식도 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그 남자를 아빠로 알고 살아간다면 저는 너무 슬프겠지만, 저처럼 무능력한 아빠보단 그 남자가 아이를 더 잘 먹이고 좋은 옷을 사 입힐 수 있겠지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김씨는 제가 아이 한 번 보러 가겠다고 해도 답이 없었다. 이듬해 겨우 한두 번 보러 갈 수 있었다”면서 “장인·장모가 돌봐주고 새 남자가 아껴줘 저 없이도 잘 지낸다는데, 더 이상 제 자리는 없는 것 같았다”고 했다.

A씨는“비가 내리고 찌는 듯 더운 날들이 지나갔던 8월, 먹을 것도 없고 옷에 똥오줌 묻혀가며 쓰레기 더미에 기대 지쳐갔을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미칠 것만 같다”며 “김씨는 희대의 악마이고 살인마다. 어떻게 새 남자와 신혼처럼 밤을 보내기 위해 그 꽃잎보다 고운 아이를 수백일 동안 혼자 내버려 둘 수가 있나.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가 있나”라고 말했다.

그는 “힘을 모아달라. A씨가 살인에 응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재판부를 압박해 달라”며 “더불어 ‘그것이 알고싶다’에 나온 귀 접힌 아이가 어딘가 살아있다면, 찾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 부탁드린다”고 했다.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씨는 지난 9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음식물이 제공되지 않으면 아이가 사망할 것을 예견하고도 지난해 8월 빌라에 여아를 홀로 남겨둬 기아 등으로 숨지게 했다는 검찰 공소 사실을 인정했다. 당초 김씨는 숨진 보람양의 친모로 알려졌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 유전자 검사 결과 김씨의 엄마인 석모씨(48)가 보람양의 친모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아이 바꿔치기’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