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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세 모녀’를 흉기로 잔혹하게 연쇄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25)이 범행 후 피해자의 휴대전화에서 증거인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그간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김태현에게 살인 외 지속적인 스토킹에 따른 경범죄처벌법위반(지속적 괴롭힘) 등 4개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8일 경찰은 김태현에게 살인, 절도, 주거침입, 경범죄처벌법위반(지속적 괴롭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등 5개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 3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김태현에게 살인혐의만 적용됐으나, 조사 과정에서 4가지 혐의로 김태현을 추가 입건한 것이다.

김태현은 범행 전 피해자 중 큰딸 A(25)씨를 지속적으로 스토킹해 괴롭힌 혐의가 입증 돼 경범죄처벌법위반 혐의가 적용했다. 앞서 A씨의 지인들은 “A씨가 지난 1월부터 김태현에게 지속적으로 스토킹을 당해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김태현이 범행 후 A씨 휴대전화의 잠금장치를 풀고 SNS 친구 목록에서 본인을 삭제하거나 메신저 앱에서 특정인을 수신차단 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점을 확인하고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도 추가했다.

그 외에 김태현이 범행 전 마트에서 흉기로 사용된 과도(果刀)를 훔친 점과 피해자들의 집에 택배 기사로 가장해 침입한 점을 고려해 절도와 주거침입 혐의도 적용됐다.

김태현은 그동안 서울 노원경찰서에서 진행된 4차례의 경찰 조사를 변호인의 조력 없이 홀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국선변호인이 선임됐지만, 김태현이 변호인 입회를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조사 전 진술거부권을 고지하고 ‘변호인 참여 하에 조사받겠느냐’라고 물었으나 김태현이 변호인 없이 조사받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변호인은 한동안 언론보도를 통해서만 김태현의 소식과 수사 상황을 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변호인이 직접 지난 6일 김태현과 프로파일러의 면담이 진행되고 있던 서울 도봉경찰서를 찾기도 했다. 당시 면담이 잠시 중단되고, 변호인과 김태현의 첫 접견이 이뤄졌다.

김태현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 조사과정에서 변호인의 조력도 원치 않은 데다가 살인 등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하지 않고 진술하고 있다. 변호인 측은 “혐의를 부인하지 않고 말도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도 “김태현이 차분하게 자신의 혐의에 대한 진술을 잘 하고 있다”고 했다.

김태현은 범행 사흘 뒤 경찰에 발견될 당시 A씨의 시신 옆에 자해를 한 채 누워있었다는 점도 밝혀졌다. 김태현은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A씨가 만나 주지않자 지난 1월부터 스토킹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김태현은 목에 칼이 꽂힌 채 피해자의 집 거실에서 발견됐다”며 “큰딸의 시신이 김태현의 인근에 있었고, 나머지 시신은 다른 곳에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김태현은 경찰조사 과정에서 “피해자 시신을 의도적으로 옮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