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 ‘댈구’(대리구매) 합니다. 사기X, 변태X, 스킵쉽요구X”
9일 오전 한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라온 글이다. 검색창에 ‘술댈구’ ‘담댈구’ 등을 적자 술, 담배 등에 호기심이 있는 청소년을 상대로 수수료를 받고 대신 구입해 주겠다는 내용의 글들이 쉽게 나타났다. 다른 계정에는 대리구매인이 청소년들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캡처해 올려두기도 했다. 청소년들이 담배 인증 샷과 함께 “처음이라 무서웠는데 착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또 해주세요” “친절하셔서 다음에도 여기 이용할 것 같아요” 등을 남기면 성인 대리구맨인들이 “고마워요. 다음에 또 이용해줘요~”라고 화답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일부 대리구매인들은 불법임을 악용해 여성 청소년들에게 성추행이 의심되는 글도 다수 발견됐다. 한 대리구매인은 여성 고객만 상대한다는 의미로 해시 태그로 ‘#여고생’ 적어놨다. 한 여성 청소년은 ‘터치도 없고 동네 오빠 같았어요. 다음에도 다시 만나고 싶네요’라는 후기글을 올리며 대리구매과정에서 성추행이 평소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알렸다. 또한 일부는 청소년들에게 성인용품도 대리구매가 가능하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은 이날 소셜미디어 상에서 청소년을 상대로 술·담배 등 ‘댈구’(대리구매) 행위를 한 혐의(청소년보호법 위반)로 12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3개월간 350회에 걸쳐 청소년들에게 수수료를 받고 술·담배를 택배 등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지난해 8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학생 등에게 담배와 성인용품 등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12명 중에는 청소년 4명도 포함됐다.
C양은 부모 이름으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전자담배를 구매하고 나서 이를 다른 사람에게 되팔았고, D양은 우연히 습득한 성인 신분증으로 술·담배를 대리 구매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경기도는 이번 단속의 경우 술·담배 대리구매를 통한 최대 부당이득금이 100만원대밖에 되지 않지만, 죄질이 매우 악질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암거래 과정에서 여성 청소년을 상대로 성범죄에 저지르려는 사례가 쉽게 나타나며 2차 범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경기도 특사경은 수시로 손님으로 가장해 현장단속을 벌이며 대리구매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사경 관계자는 “댈구는 트위터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은밀히 거래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며 “성범죄 등 2차 범죄가 발생할 위험이 커 무관용 원칙으로 수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