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유기견과 유기 묘를 약 100마리를 구해 돌봐온 배우 이용녀(65)씨의 보호소에서 불이 나 동물들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0시 10분쯤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소재 이씨의 유기견 보호시설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유기견 8마리가 폐사하고 견사 일부와 이씨의 생활공간, 가재도구 등이 소실돼 2961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화목 난로가 과열돼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한 언론인터뷰에서 “약 60마리를 데리고 있었는데, 입양을 가지 못해 오랫동안 보호하고 있던 유기견들이 이번에 희생됐다”며 “갑자기 불이 번져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 소화기를 썼는데도 생활공간까지 다 타버렸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견사 뒤쪽이 불에 타지 않은 것”이라면서 “어제부터 견사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아이들(유기견들)과 같이 겨우 쪽잠을 잤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생활공간에는 이번 화재로 현재 냉장고와 세탁기, 밥솥, TV 등 전부가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씨는 생활공간을 옮겨야 하지만 남아있는 유기견 때문에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가 알려지자 동물보호단체들은 이씨가 긴급히 사용해야 하는 물품과 유기견이 먹을 간식과 사료 등의 후원이 필요하다며 온라인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이씨의 유기견 보호소 관련 네이버 카페에는 자원봉사 신청 문의와 응원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후원자들은 네이버 카페를 통해 “자원봉사를 하겠다” “후원금을 보내겠다” 등을 게시하고 있다.
한편, 이씨는 사비로 하남시에서 13년간 유기견을 보호해오다가, 4년여 전 포천으로 옮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