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양천구에서 생후 16개월 된 여아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영아의 엄마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숨진 A양의 양모 B씨에게 아동학대 치사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등 여러 부분을 종합적으로 수사한 결과, 엄마 쪽이 학대에 더 책임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다만 “양부에게 책임이 아예 없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경찰은 방임 등 혐의에 대해서는 부모가 공범이라고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하고 일부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아이를 놓고 외출하는 등 방임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집안 내에서 벌어진 학대나 치사 혐의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외부 충격에 의한 장(腸) 파열이 사망 원인’이라는 최종 부검 결과를 통보받았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법의학자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해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후 검찰의 보강 지시를 받은 경찰은 병원 관계자의 소견을 덧붙여 6일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올해 1월 B씨 부부에게 입양된 A양은 10개월 만에 목숨을 잃었다. 첫 신고는 지난 5월이었다. A양이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가 A양 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B씨는 “아이의 오(O) 다리를 교정해주기 위해 다리 마사지를 해줬다”고 변명했다. 약 한 달 뒤 B씨는 또 경찰 조사를 받았다. 아이를 차 안에 혼자 내버려두고 3시간 넘게 밖에서 노는 B씨의 모습을 이상하게 여긴 주변 사람들이 B씨를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A양이 숨지기 한 달 전인 9월, A양의 어린이집 교사는 피부가 검게 변하고 앙상하게 말라가는 A양을 부모 몰래 소아과에 데려갔다. 4개월 만에 체중이 1㎏ 줄어 있었다. 의사는 ‘아이가 혼자 걷기 어려울 정도로 영양 상태가 나쁘다. 학대로 인한 영양실조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아이가 죽기 전, 총 세 차례에 걸쳐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경찰은 세 차례 아동학대 신고를 접수한 서울 양천경찰서의 대처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장하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9일 “내부적으로 감찰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당시 조치가 적절했는지 제도 개선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