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높은 성적을 받으면 수시 모집 전형에 지원했더라도 합격 대상에서 제외해 주는 입학 전형 신설을 추진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른바 ‘수시 납치’를 우려하는 학생을 배려한 제도지만, 교육부가 해당 입학 전형이 위법이라는 입장이라서 실제 도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중앙대는 9일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입학 설명회에서 2027학년도 입시에서 수시 전형에 지원한 학생이 수능을 치른 뒤 성적이 높으면 다른 대학 정시 전형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CAU(중앙대) 수능 케어’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중앙대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수시 전형에 지원하면서 ‘수능을 잘 보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대가 이런 전형을 들고나온 건 이른바 ‘수시 납치’를 걱정하는 수험생이 많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수능을 치르기 전인 9~11월 수시 전형에 지원한다. 이후 11월에 수능을 치르고, 12월 초중순쯤 수시 합격자가 발표된다. 12월 10일쯤 수능 성적을 발표하고, 다음 해 1월 초부터 정시 모집을 시작한다. 수시는 내신 성적, 정시는 수능 성적을 주로 반영한다. 아무리 수능 성적이 좋아도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 모집에 지원하지 못한다. 그런데 중앙대는 수능을 잘 봐 정시에서 더 좋은 대학·학과에 갈 수 있는 학생의 경우, 수시 모집 절차를 중단해 합격자에서 제외해주겠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교육부는 중앙대 측에 “고등교육법 시행령 등에 위반되는 제도로, 도입할 수 없다”고 알렸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42조는 ‘수시에 합격한 사람은 정시 및 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접수돼 수험번호가 생성된 원서는 취소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대입 전형 기본 사항에서도 어긋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런 규제를 두는 건 대학의 입학생 선발 안정성과 수험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시행령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도입을 검토하다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