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7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 참석한 신임 검사들이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 변호사, 변리사 등 주요 전문직이 되는 시험에서 여성 합격자 비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수의대 등 일부에선 여성 비율이 절반을 넘기는 등 갈수록 여풍(女風)이 강해지고 있다.

6일 변리사 자격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변리사 시험 채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험에 합격한 201명 중 84명(41.8%)이 여성이었다. 2020년엔 전체 210명 중 여성은 62명(29.5%)에 그쳤는데, 5년 만에 12.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변리사는 특허 같은 산업 재산권에 관한 업무 특성상, 전통적으로 남학생이 많은 이공계 상위권 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여성 합격자 비율이 40%를 넘겼고, 수석(1996년생), 최연소(2003년생)도 모두 여성이었다.

공인회계사 시험은 2020년 여성 합격자 비율이 28.6%였는데, 작년엔 37.4%로 5년 전 대비 8.8%포인트 올랐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나와야 응시할 수 있는 변호사 시험은 45%에서 47.2%로 늘었다.

그래픽=김현국

최상위권 학생이 선호하는 이과 전문직으로 이어지는 대학 입시에서도 여성 신입생 비율이 늘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의대는 2020년 여성 신입생 비율이 34.5%였다가 지난해 38.4%로 3.9%포인트 올랐다. 수의대는 여자 신입생 비율이 2020년 45.4%에서 지난해 50.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약대는 현재의 학부 체제로 전환된 2022년 여성 신입생이 54.9%였는데, 3년 뒤인 지난해 58.1%에 달했다.

교육계에선 과거와 달리 성별에 따른 교육 불평등이 사라져 우수한 여학생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과학 등 이과 과목에서 여성이 불리하다는 것도 옛말”이라며 “‘극상위권’인 전국 50등 이내에선 남성이 70% 정도로 많지만, 그 아래로는 남성과 여성이 각 과목에서 비슷한 비율로 성적 분포를 보인다”고 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궁극적으로 주요 전문직 합격자 성비는 50대50으로 맞춰질 것”이라고 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며 여성 전문직에 대한 수요도 늘었고, 이를 보고 공부한 여학생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노동시장 불평등 같은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지순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불평등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여성들에 대한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며 “상위권 여학생들이 객관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자격증’ 시험에 더 적극적으로 응하는 데에는 이런 이유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