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산업과 사회 전반을 빠르게 변화시키면서 대학 교육 역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생성형 AI의 확산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지식 생산 방식과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면서 대학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새로운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건국대학교는 교육과 연구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대학의 강점 분야와 결합한 ‘KU AI 원헬스(KU AI One-Health)’ 전략을 통해 미래 대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건국대가 추진하는 ‘KU AI 원헬스’ 전략은 인간·동물·환경의 건강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건국대만의 ‘원헬스(One Health)’ 개념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확장한 것이다. 감염병의 상시화와 기후 위기, 바이오 산업의 급속한 성장 등 복합적인 글로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특정 학문 분야만으로는 해결이 어렵고 다양한 학문과 기술이 결합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AI와 만난 ‘원헬스’
건국대는 원헬스 개념을 대학의 특성화 발전 전략으로 삼고, AI 기술을 결합해 인간·동물·환경이 공존하는 통합 연구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비전을 최근 제시했다. 특히 수의학과 동물 바이오, 환경 연구 등 건국대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학문적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AI 기반 연구와 교육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KU AI 원헬스’ 전략은 구체적으로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인간·동물·환경이 함께 건강하게 공존하는 사회 구현을 위해 건국대는 AI 기반 동물 바이오 특성화, AI 기반 의약학 인프라 고도화, AI 기반 환경 보존 시스템을 구축한다. 최근 건국대는 이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통합 원헬스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을 선포했다.
‘AI 기반 동물 바이오 특성화’를 위해 건국대는 차세대 펫테크 사업을 선도할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AI 기반 동물 정밀 의료 모델 확립을 추진한다. ‘AI 기반 의약학 인프라 고도화’ 차원에서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구축하고, AI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정밀 의료 체계를 고도화하는 ‘KU-의료 데이터 뱅크’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AI 기반 환경 보전 시스템’ 구축을 위해선 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며, 환경 친화적 소재를 지속 개발할 예정이다.
건국대는 이런 전략을 통해 농업·축산·수의학·바이오·환경 등 관련 분야는 물론 에너지·ICT·모빌리티·우주 환경 등 첨단 분야까지도 연결하는 통합 연구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수의학과 동물 바이오 분야에서 축적된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감염병 대응과 신약 개발, 정밀 의료 등 글로벌 바이오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간과 동물, 환경을 아우르는 원헬스 연구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대학을 변화시키는 AI
이런 전략은 건국대의 교육·연구 혁신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건국대는 AI를 대학 시스템 전반을 변화시키는 핵심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AI 기반 튜터링 시스템 ‘닥터 KU(Dr. KU)’다. 이 시스템은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기초 학업 역량을 진단하고 맞춤형 학습 가이드를 제공하는 AI 기반 학습 지원 플랫폼이다. 신입생과 자유전공학부 학생의 전공 탐색과 학습 설계를 지원한다. 학생의 학습 특성과 역량을 반영한 ‘초개인화 교육’ 모델을 구현하는 것이다.
연구에서도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건국대는 3억건 이상의 학술 논문과 전문 정보를 기반으로 한 AI 챗봇 서비스를 연구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AI 기술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건국대학교병원은 응급실에서 뇌출혈 의심 환자의 진단을 돕는 AI 기반 진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심혈관 질환을 조기에 예측하는 시스템과 개인 맞춤형 건강검진 플랫폼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런 시도는 의료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정밀 의료 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원종필 건국대 총장은 “AI 시대 대학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질문하고 설계하는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건국대는 AI 기술과 대학의 강점 분야를 결합한 ‘KU AI 원헬스’ 전략을 통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