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백년관 GPS라운지에서 학생들이 사진 촬영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외대는 지난 6일 역사상 최초로 이공계열 출신이 총장을 맡으며 인문학에 AI와 데이터 역량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혁신하고 있다. /한국외대 제공

인공지능(AI)이 대학 교육 전반을 재편하는 가운데, 한국외대(총장 강기훈)는 외국어와 글로벌 지역학 중심의 전통 위에 AI와 데이터 기술을 결합한 융합교육 모델로 새로운 도약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언어와 인문학의 깊이에 AI·데이터 역량을 접목해 미래 산업과 글로벌 사회가 요구하는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3월 6일 취임한 강기훈 제13대 총장이 ‘글로벌 지식혁신 허브 대학’ 비전을 제시하면서 AI 교육 혁신의 방향이 선명해졌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국외대 전경. /한국외대 제공

◇한국외대 최초 이공계 출신 총장

강 총장은 한국외대 최초의 이공계열 출신 총장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한국외대를 세계와 연결하고 미래를 여는 글로벌 지식혁신 허브 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며 그 핵심축으로 언어, 인문학, AI, 데이터를 제시했다.

특히 강 총장은 AI시대가 오며 인문학과 언어가 위기를 맞았다는 주장에 대해 “세계와 소통하는 능력, 문화를 이해하는 통찰, 다양성을 존중하는 감수성은 오히려 더욱 중요한 대체 불가한 가치”라고 했다.

그는 한국외대가 축적해 온 전통의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AI캠퍼스 실현’ ‘교육·연구·산업 선순환 생태계 구축’ ‘지속 가능한 재정 기반 마련’ ‘데이터 기반 책임 경영’ 등 네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산학협력으로 구현되는 AI캠퍼스

한국외대는 최근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I인프라 구축과 스마트캠퍼스 조성, 공동연구 및 인재 양성 등 대학의 AI전환 전반에 걸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LG CNS와는 계약학과 추진을 포함한 산학 인적교류, 글로벌 AI인재 양성, AX·DX 공동연구 등을 확대한다. 특히 계약학과를 통해 기업이 보유한 AX실무 경험과 사례를 교육과정에 직접 반영하고, 한국외대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기술 역량과 글로벌 소통 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앞서 나가는 ‘AI융합학부’… 수시 경쟁률 183대 1

새로운 변화는 교육 현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외대는 서울캠퍼스의 ‘Language & AI 융합학부’와 ‘Social Science & AI 융합학부’, 글로벌캠퍼스의 ‘AI데이터 융합학부’와 ‘Finance & AI 융합학부’를 중심으로 AI 융합대학 체제를 구축했다.

Language & AI 융합학부는 자연어처리·음성처리 등 언어 기반 AI 교육을 특화한 학부로, 2026학년도 수시 논술전형에서 183.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언어와 기술을 동시에 이해하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Social Science & AI 융합학부와 글로벌캠퍼스의 AI데이터 융합학부, Finance & AI 융합학부는 정치·경제·사회·미디어 등 사회과학과 데이터, 금융 영역을 아우르며 AI 융합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정책·금융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춘다.

강기훈 총장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의 반도체전자공학부와 컴퓨터공학부 등 공과대학 역시 기술 중심 교육을 넘어 언어와 국제 감각, 문화 역량을 결합한 ‘한국외대형 융합교육’을 통해 글로벌 협력과 해외 진출, 국제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학생이 전공명·커리큘럼 직접 설계

한국외대의 교육 혁신은 학생 중심 학사제도를 통해서도 구현되고 있다. 학생이 직접 전공명과 커리큘럼을 설계하는 ‘학습자설계융합전공’, 실무 역량을 단기간에 강화할 수 있는 ‘마이크로디그리’ 등은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역량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강 총장은 “전통 위에 혁신을 더하고, 연결 위에 미래를 설계하겠다”며 “한국외대는 이제 언어와 AI, 인문과 데이터가 만나는 새로운 교육 모델을 통해 AI 시대 대학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