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여성 인공지능(AI) 인재가 많이 배출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화여대가 한국을 대표할 여성 AI 리더를 육성하겠습니다.”
지난 2월 취임 1주년을 맞은 이향숙 이화여대 총장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뛰어난 연구·개발(R&D) 인재를 키워내는 데 달려 있다”며 “이화여대는 올해 주요 단과대·학과에 AI 전공·교양 과목을 신설하는 등 여성 AI 인력 육성에 본격 시동을 걸 계획”이라고 했다.
이화여대는 오는 5월 창립 140주년을 맞는다. 이 총장은 이화여대 역사상 첫 과학기술계 출신 총장으로, AI 분야를 중심으로 R&D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는 이화여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과 교수로 있으며 대한수학회 회장, 한국연구재단 이사 등을 역임했다.
이 총장은 “AI 시대를 이끌어갈 첨단 인재를 키우는 것이 과기계 출신인 나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무대를 주도할 AI 여성 리더를 키우겠다”고 했다. 다음은 이 총장과 일문일답.
-한국에 여성 AI 인력이 많이 부족한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조사에 따르면 AI 인력 가운데 여성 비율이 한국은 15.3%에 그친다. 미국(33.7%), 캐나다(32.2%), 프랑스(31.1%)의 절반이다. 과학 분야에 여성이 적지만, AI 분야는 더 심각하다. 이화여대가 이런 문제 해소에 앞장서겠다.”
-어떻게 AI 인재를 키울 계획인가.
“당장 이번 학기부터 13개 단과대학의 36개 학과에 AI 전공 과목을 55개 도입했다. 전체 15개 단과대학 중 음대·호크마교양대를 제외한 모든 단과대에 AI 전공 과목이 생긴 것이다. 국내 대학에서 찾아보기 힘든 시도다.”
-어떤 AI 과목들을 만들었나.
“사범대는 AI와 문해력을 다루는 ‘AI 디지털 리터러시’, 경영대는 ‘AI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과목을 도입했다. 철학과에도 만들 것이다. AI 교양 강좌도 17개 개설했다. 어떤 전공이든 AI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학부생의 AI 기초 소양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AI 연구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향후 대학의 경쟁력은 ‘AI 인재 확보’에 달려 있다. 작년 AI 융복합 연구를 하는 ‘인간 중심 인공지능연구원’을 설립했다. 세계적 수준의 AI 연구자를 양성하겠다는 연구원의 목표가 좋은 평가를 받아 교육부의 대학기초연구소 지원사업(G-LAMP)에 선정됐다. 5년 간 250억원을 지원받는 큰 프로젝트다.”
-정부가 10년간 1000억원을 투입하는 ‘국가연구소 사업’에 선정된 것이 화제였다.
“현 정부의 대규모 국가 R&D 프로젝트로, 문회리 교수(화학나노과학과)가 단장을 맡은 ‘멀티스케일 물질 및 시스템 연구소’가 선정됐다. 이번 사업으로 단순히 논문 몇 편을 더 내는 걸 넘어 연구 시스템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
-대학에 기업 같은 ‘미래전략실’을 설치한 이유는.
“미래전략실은 대학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해 총장 직속으로 학문 분야별 성과를 평가하는 조직이다. 모든 교수의 연구 성과를 수시로 분석한다. 교수 평가 방식도 글로벌 기준에 맞게 논문의 양보다 질적 성과에 맞추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
-올해 중점 목표는.
“창립 140주년에 맞춰 기부금 1400억원을 모금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이를 이화여대의 다음 도약을 위해 투자하겠다.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을 위한 국제 협력도 확대한다. 올해 케냐에 산부인과, 소아과 의료센터를 구축하는 한국국제협력단 프로젝트도 본격 추진한다. 이화여대가 지켜온 ‘나눔과 섬김’의 가치를 실천하고 대학의 사회적 책임도 강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