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030년까지 전국의 모든 국공립 초·중·고교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한다. 정부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까지 줄이겠다고 밝힌 가운데, 교육부가 학교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이를 뒷받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태양광 설비 화재가 잇따르고 있고, 관리 미흡으로 설비가 방치된 경우도 많아 우려가 된다는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교육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햇빛이음학교 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작년 기준 전국 국공립 초·중·고 1만315개교 중 3566개교(34.6%)에 태양광 설비가 설치돼 있다. 교육부는 올해 특별교부금 433억원 등을 투입해 총 400개교에 추가로 태양광 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2030년까지 소규모 학교나 노후 학교 2371개교를 제외한 전국 모든 국공립 초·중·고(7944개교)에 태양광 설비를 확충할 예정이다. 앞으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예산 수천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사립 학교에 대해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태양광 설비 설치 사업을 별도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교육부는 50kW 규모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경우 학교당 연간 68MWh(메가와트시)를 발전하게 돼 전기 요금 약 1000만원이 절감되고, 학교당 연간 31.5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소나무 4771그루를 심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고 “학교마다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는 데 1억6000만원이 들기 때문에 15년 정도가 지나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이 기후변화·에너지문제를 실감할 수 있도록 태양광 설비를 교육 자원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작년 10월 인천 남동구의 한 중학교 옥상에 있는 태양광 시설에 화재가 나 학생과 교직원 1120여 명이 외부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작년 9월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태양광 설비에서 화재가 발생해 1000여 명이 대피하는 등 매년 태양광 설비 관련 화재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아직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대처가 미흡할 경우 자칫 큰 화재 사고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는 것이다.
한국교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태양광 설비로 인한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설비가 화재 발견이 어려운 옥상이나 상부 구조물에 설치돼 대응도 어렵다”며 “학교들이 안전사고 위험, 시설 관리와 책임 부담, 시설 노후화에 따른 유지·보수 업무, 옥상 방수 문제 등으로 태양광 설비 설치를 꺼리는 상황에서 상명하달식으로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일각에선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정치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문재인 정부 때 친여 인사가 주로 있는 협동조합이 학교 태양광 사업에서 이권을 주장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2023년 정부 조사 결과 학교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가 파손된 채로 방치되는 등 시설 관리 미흡 사례가 120건 발견되기도 했다. 결국 지난 정부는 2024년 학교의 태양광 설비 설치 등 친환경 시설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정연제 서울과기대 교수는 “학교 입장에서는 전기 요금 절감 효과가 있고, 정부는 부족한 태양광 설비 부지를 학교 시설을 이용해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설치 이후 고장과 화재 등 관리 문제와 그에 따른 비용이 절감 효과보다 커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태양광 설비에 아크보호장치(설비에 불꽃이 발생했을 때 이를 검출해 차단하는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4년 단위 법정 검사 주기도 1년으로 단축하겠다”며 “과도하다고 생각될 정도의 선제적 조치를 마련해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