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세대·고려대 정시 모집에서 대기업 계약학과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수험생이 전년(103명) 대비 40% 가까이 늘어난 144명으로 확인됐다. 최근 반도체 호황에 상위권 학생들이 대기업 계약학과에 대거 지원했지만, 결국엔 서울대 자연계열이나 의약학계열을 최종 선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연세대 계약학과 등록 포기자는 68명으로 전년(45명) 대비 51.1% 증가했다. 고려대 계약학과는 76명이 등록을 포기해 전년(58명) 대비 31% 늘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 계약학과(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 등록 포기자가 74명으로 전년(53명) 대비 39.6% 증가했다. SK하이닉스 계약학과(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37명이 등록을 포기해 전년(21명) 대비 76.2% 늘었다.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올 초 직원들에게 기본급 대비 2964%에 달하는 ‘억대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올해 정시 모집에서 전국 대학에 있는 7개 대기업 16개 계약학과 지원자가 2478명으로 전년(1787명)보다 38.7% 늘어났다. 삼성전자 계약학과가 있는 대학 7곳의 8개 학과에는 96명 모집에 지원자가 1290명이 몰려 경쟁률이 13.44대1에 달했다. SK하이닉스 계약학과가 있는 대학 3곳의 3개 학과는 35명 모집에 320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9.14대1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연세대와 고려대를 중심으로 등록 포기자가 쏟아진 것은 여전히 상위권 수험생들이 ‘대기업 취업 보장’보다는 ‘서울대 간판’ 또는 ‘의약학 계열 진학’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험생들은 정시 모집에서 가고 싶은 대학을 가·나·다군별로 1개씩 지원할 수 있다.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들은 대체로 가군에는 연세대·고려대 계약학과, 나군에는 서울대 자연계열, 다군에는 타 대학 의대·치대·한의대 등에 동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기업들의 경영 실적이 크게 좋아지며 일단 계약학과를 지원해본 최상위권 학생들이 많아졌지만, 결국 최종 선택 때는 중복 합격한 서울대나 의약학 계열을 선택했다는 뜻”이라며 “올해 신입생들이 취업 시장에 뛰어드는 2030년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호황이 이어질지 확실하지 않다는 것도 학과 선택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