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학생들이 학교 측의 등록금 인상안에 항의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고 있는 모습. /뉴스1

서울 주요 대학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등록금을 인상한 가운데, 등록금 인상을 규제하는 법안이 최근 국회에 발의됐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은 지난 3일 대학 등록금의 법정 인상 한도를 낮추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각 대학이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등록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2배’를 넘지 않는 선에서 등록금을 인상하도록 돼 있다. 만약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등록금 인상 상한선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김문수 의원은 “유치원 원비는 인상 상한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로 정하고 있고, 이와 비교할 때 대학 등록금 인상 상한이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돼 있다”며 “(인상 상한을 낮춰) 대학생과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등록금은 교육부가 법정 인상 한도를 발표하면, 매년 1~2월쯤 교직원과 학생 등으로 구성된 각 대학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논의해 결정한다. 지난해는 전국 4년제 일반 대학 및 교육대학 193곳 중 70.5%(136곳)에서 등록금을 인상했다. 당시 등록금 인상 상한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로 계산됐다. 16년간 이어진 정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직면한 재정난을 더는 참지 못하고 올린 것이다. 급격히 치솟은 물가로 인상률(5.49%)이 높게 형성된 것도 인상을 추진한 이유였다.

그러자 지난해 7월 등록금 인상 상한선을 1.5배에서 1.2배로 낮추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런데 이젠 1.2배 상한선마저도 없애자는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것이다.

대학들은 해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앞으로 등록금을 물가상승률만큼도 올리지 못하게 될 것이라 우려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첫 등심위 회의에서 대학이 인상 상한선에 맞춘 인상률을 학생 측에 제시하지만 논의를 통해 그보다 낮은 인상률로 최종 의결된다”며 “인상 한도를 꽉 채워 올리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1.2배 상한선이 사라지면 등록금을 물가상승률만큼도 인상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올해 등록금 인상률 최대치는 2023~2025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2.66%)의 1.2배인 3.19%다. 하지만 서울 주요 대학 중 3.19%를 인상한 대학은 한 곳도 없다. 이화여대와 경희대는 2.95%, 고려대와 성균관대 2.9%, 연세대와 한양대 2.6%, 서강대와 중앙대 2.5%, 한국외대 2.3% 가량 인상했다. 서울 주요 대학 9곳 중 5곳에서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 이하로 등록금을 인상한 것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은 “1.2배에서 1배로 낮추면 1인당 등록금에서 몇 천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사소한 문제인데, 국회가 굳이 이런 규제로 대학의 사기를 꺾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대학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인 만큼 규제보다는 고등교육을 살리는 정책 만드는 데 더 많이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