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처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녀 대학 입시 설명회 좀 열어주세요.”
부산시교육청은 최근 해양수산부로부터 이 같은 요청을 받았다. 지난 10일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직후였다. 해수부는 작년 12월 부산으로 이전했지만, 상당수 직원은 교육 문제로 서울·세종 등에 있는 배우자와 자녀를 데려오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 발표에 부산·울산·경남 지역 내 의대 정원을 최대 121명 늘리는 내용이 포함되자, 어린 자녀를 둔 해수부 직원들이 이를 기회로 여긴다는 것이다. 강동완 부산시교육청 장학사는 “지방이 의대 입시에 유리해져 가족을 데려올 강력한 명분이 생긴 셈”이라며 “다음 달 초쯤 해수부에서 설명회를 열 예정”이라고 했다.
정부가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증원분 전체를 ‘지역의사제 전형’에 반영키로 정하면서, 지방 학생들의 의대 입학 문이 넓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전국 의대 모집 인원을 내년 490명, 2028·2029년 613명씩 증원하고 이를 모두 지방 의대 32곳에 배분하기로 했다. 2030·2031년에는 추가로 신설되는 지역 의대와 공공 의대 정원을 합해 증원 규모가 813명까지 늘어난다. 이미 지방 의대 상당수가 ‘지역 인재 전형’으로 정원의 60% 이상을 해당 지역 학생으로 선발하는 상황에서, ‘지역의사제 전형’이 더해져 정원의 약 80%(비서울 의대)가 지역 학생들로 채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예컨대, 모집 인원이 49명이던 충북대 의대는 최대 95명(2028학년도 기준)으로 늘어나는데, 이 경우 ‘지역 인재 전형’과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뽑히는 신입생이 77명(81%)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역 의사제 전형은 비서울 의대 소재지 또는 인접 지역(권역) 고교를 다닌 학생이 대상이다. 올해 기준으로 아직 중학생이 아니라면, 중학교도 충족해야 대입 때 지역의사제 전형에 응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방교육청에는 지방 유학을 고민하는 서울 학부모의 문의도 이어진다. 강원교육청 관계자는 “의대 진학을 위해 강원으로 이사를 고민 중이라는 학부모들의 상담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입시 학원가에선 제주도가 가장 큰 수혜를 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이 올해 진행될 2027학년도 지역 인재·지역의사제 전형 모집 인원을 지역별 고교 수로 계산해 본 결과, 제주 지역이 학교당 2.5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다음이 충청권(2.1명), 호남권(2명), 강원권(2명), 대구·경북권(1.7명), 부산·울산·경남(1.5명)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