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수능 출제경향 발표 마친 오승걸 평가원장(오른쪽)이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앞으로 수능 영어 영역은 출제위원의 절반을 교사로 구성하고, ‘영역별 문항 점검위원회’를 통합·신설해 수능 난이도를 보다 세밀하게 점검한다. 작년 수능 영어가 매우 어렵게 출제되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퇴하는 등 논란이 되자 정부가 개선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교육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안정적 수능 출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2026학년도 수능 영어는 절대평가임에도 1등급 비율이 역대 최저인 3.11%에 그쳐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육부는 영어 영역이 출제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문항이 교체되며 난이도 점검 등 후속 절차에 차질이 생긴 탓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 과정에서 제시된 내용인지, 문항 오류가 있는지, 사교육과 유사 문항이 있는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19문항이 교체됐다”며 “국어는 1문항, 수학은 4문항이 교체된 것에 비해 과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능 영어 영역 출제위원 중 교사 비율을 50%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작년 수능 출제위원의 교사 비율은 45%인데, 영어는 교사 비율이 33%에 그쳤다. 영어로 문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전문성이 높은 교수 비율이 높았던 것이다. 교육부는 이 때문에 수험생의 학업 수준에 맞춘 난이도 조정이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출제·검토위원의 역량 및 전문성 검증도 강화한다. 2023년 교사들이 사교육 업체에 모의고사 문제를 파는 등 유착했다는 ‘사교육 카르텔’ 사건으로 수능은 2025학년도부터 공정성 확보를 위해 출제·검토위원을 ‘수능 통합 인력은행’에서 무작위로 추출하는 방식으로 위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문제 출제 경험이 적은 이들이 포함되며 이번 영어 영역처럼 잦은 문항 교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에 앞으로 무작위 추출 방식은 유지하되, 수능·모의평가 출제 이력, 교과서·이비에스 교재 집필 이력 등을 확인해 전문성을 심층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영역별 문항 점검위원회’를 통합·신설한다. 기존에도 영역별로 문항 점검위가 가동됐지만, 오류 점검 등 역할이 크지 않았다. 이 점검위를 하나의 통합 위원회로 출범해 권한을 강화하고 문항 난이도에 대한 의견 제시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교육부는 ‘미래형 수능 출제·평가’ 방식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2030년 교육평가·출제지원센터를 설립한다. 그간 수능 등 국가시험 출제위원들은 민간 숙박 시설에서 지내며 안정적인 출제 환경 조성, 보안 유지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정부가 운영하는 센터를 통해 수능 등 국가고시 문제 출제에 대해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수능 영어 지문 생성 시스템도 올해 하반기부터 개발을 시작한다. 우리말이 아닌 영어는 다른 영역에 비해 지문을 만들기가 어려워 출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 한계를 AI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AI를 이용해 난이도 예측과 유사 문항 검토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교육부는 2028학년도 모의평가부터 AI가 만들어낸 영어 지문을 시범 도입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