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책이나 신문 기사 등 긴 글을 읽는 데 익숙한 사람일수록 독해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한국 성인 가운데 평소 긴 글을 접하는 사람은 5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립국어원 ‘2025 국민 국어 능력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성인 5000명을 대상으로 읽기 평가를 진행한 결과, 우수 1649명(33%), 보통 1425명(28.5%), 기초 1243명(24.9%), 기초 미달이 683명(13.6%)으로 나타났다. 읽기 평가는 지문을 읽은 뒤 이와 관련한 문제에 적절한 답을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연구진이 이들의 평소 읽기 습관을 조사해보니, 긴 글을 읽는지 여부가 읽기 평가 점수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평소 한 번 글을 볼 때 ‘긴 글(교과서 5쪽 이상)’을 읽는 경우는 21.1%에 그쳤는데, 이들의 평균 점수는 53.73점(100점 만점)으로 전체 평균 점수(49.53점)를 훨씬 웃돌았다. ‘교과서 2~4쪽’(16.6%)을 읽는 이들의 점수는 50.75점이었다.

반면 ‘교과서 1쪽 분량의 블로그 글 정도’(18.4%)를 읽는 이들은 49.13점, ‘카드 뉴스 정도의 짧은 요약 글’(22.1%)은 47.61점에 그쳤다. 긴 글을 읽는 사람들의 점수가 12.9%(6.12점) 높았던 것이다. 평소 글을 전혀 안 읽는다(21.8%)는 응답자들의 점수는 46.83점으로, 긴 글을 읽는 사람들의 점수가 14.7%(6.9점) 높았다.

더 큰 문제는 상당수 성인이 읽는 행위 자체를 필요 없다고 인식한다는 점이다. 연구진이 ‘읽기에 대한 가치관’을 조사했더니, ‘글 읽기가 아니더라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답변이 27.9%에 달했고, ‘글 읽기는 다른 일에 방해가 된다’는 응답도 5%였다. 10명 중 3명이 글 읽는 데 가치 부여를 거의 안 한 것이다. 이 외에 글 읽기에 대해 ‘시간 보내기용으로 좋음’(16.1%), ‘학업과 진로에 도움 됨’(24.8%), ‘수준 높은 삶을 사는 데 필수’(26.1%) 등 결과가 나왔다.

연구 책임자인 구본관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비판적 사고력과 추론 능력은 짧은 글 읽기만으론 기르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