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교육청과 광주교육청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교사들의 명예퇴직 신청을 상당수 반려해 ‘명퇴 대란’이 벌어졌다. 교사 단체는 “교육감 공약 사업엔 수백억 원을 쓰면서 돈이 없다고 명예퇴직을 안 시켜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15일 본지가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인천·광주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에서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사는 412명이었다. 그런데 이 중 246명(60%)이 거부당했다. 광주교육청은 118명 중 53명(45%)의 신청을 반려했다.
경력이 20년 이상이고 정년이 1년 이상 남은 교사는 명예퇴직을 신청할 수 있다. 명예퇴직을 하면 정년까지 남은 근무 기간과 호봉 등을 계산해 수당을 받는다. 적게는 2000만원 안팎, 많게는 1억5000만원이다.
두 교육청은 모두 교사들의 명퇴 신청을 대거 반려한 이유로 “예산 부족”을 들고 있다. 인천교육청은 재작년 명예퇴직 수당에 574억원을 썼지만, 지난해엔 224억원으로 줄였고, 올해는 125억원만 편성했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인건비 등 고정 지출이 늘어나 예산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우선순위에서 명퇴 수당이 밀렸다”고 말했다. 광주교육청도 명퇴 수당 예산을 재작년 143억원에서 지난해 131억원, 올해 27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교사들은 “공약 사업에 돈을 뿌리는 걸 보면 예산이 없다는 건 믿기 어렵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실제 두 교육청은 교육감 공약 사업에 많은 예산을 썼다. 인천교육청은 도성훈 교육감 공약인 초6·중2·고2 현장체험학습비 지원에 작년과 올해 240억원씩을 편성했다. 모든 초1에게 입학 준비금을 20만원씩 주는 사업에도 연간 43억원을 썼다. 광주교육청도 중·고교생 1인당 60만~100만원 바우처를 주는 사업에 작년 373억원을 썼고, 올해는 472억원을 편성했다.
광주교사노조 관계자는 “교직에서 마음이 떠난 명퇴 신청 교사에게 계속 가르치라는 건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악영향을 준다”면서 “교육청이 교사들의 명퇴 수당 예산을 아껴서 현금을 뿌리는 등 무책임한 예산 운용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용태 의원은 “교육 예산이 교육감의 정치적 도구로 오남용 되는 상황을 철저히 점검해, 학교에서 헌신한 교사들의 명예퇴직이 반려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