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부터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확정안을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현행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 직업탐구 영역에서 실시하던 선택과목제를 폐지하고 통합형으로 치러진다. 모든 수험생은 2028학년도 수능부터 문·이과 구분 없이 같은 과목을 치르게 된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 모습./뉴스1

지난달 서울 대치동의 한 수학·과학 학원은 고3 물리1 수업 1개를 없앴다. 50명 정원인데 5명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학원 관계자는 “작년 11월 수능 직후 물리1 수능반을 예약했던 학생(현 고2)들이 대거 수강 신청을 취소했다”며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 수능’ 실시 이후에도 과학탐구영역(과탐) 수강자가 20~30명은 됐는데, 최근 1~2년 사이 급격하게 줄어 수업을 아예 열지 못하는 과학 강사도 있다”고 했다. 목동 등 다른 지역 학원가에서도 물리·화학 과목 수능반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공계 학생이 과학 대신 사회탐구영역(사탐)에 몰리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적으면서도 고득점에 유리한 사탐에 응시하는 자연계 수험생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수능에서 사탐 1과목 이상을 본 수험생 비율은 2023년 52.2%, 2024년 62.2%에서 지난해 77.3%까지 올랐다. 올해 수능을 보는 현 고2에선 이 비율이 80%대를 기록할 것으로 종로학원 등 사교육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수능 사탐에서 2등급 이상을 받은 수험생은 전년 대비 30%(1만8375명) 증가한 반면, 과탐은 응시자가 줄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2등급 이상이 25.3%(1만2612명) 줄었다. 한 입시 전문가는 “올해는 과탐 응시자 비율이 처음으로 10%대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현상은 서울대 등 주요 상위권 대학이 그동안 자연계 수험생에게 내건 과탐 응시 조건을 2025학년도 대입부터 폐지한 데다, 과탐 응시자에 대한 가산점 영향이 줄어든 탓이 크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수시 지역균형 전형에서 탐구 과목 선택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이에 사탐을 택한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이 늘면서 2026학년도 서울대 수시에서 의예과·첨단융합학부 등 기존 인기 학과 경쟁률은 줄어든 반면, 자유전공학부 경쟁률은 올랐다. 고려대·부산대·경북대 등 주요 대학은 2026학년도 정시부터 자연계 학과뿐 아니라 의대에서도 탐구 지정 과목을 없애 사탐 응시자의 지원이 가능해졌다. 2027학년도 입시에선 성균관대·서강대·한양대 등 서울 소재 대학이 학생부 교과 전형에서도 자연 계열 학과 지원 시 수능 최저 충족 여부에 사탐 과목을 인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