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공동으로 실시한 ‘2025 아시아 대학 평가’ 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2009년 아시아 463개 대학을 대상으로 처음 평가가 시행된 뒤 해마다 참여 대학 규모가 늘어 올해는 25국 1529개 대학의 순위를 매겼다. QS 아시아 대학 평가는 전 세계 학생들이 유학 갈 학교를 정할 때 참고하는 중요한 지표로 통한다. 국내외 대학과 연구 기관이 국제 연구 협력을 할 대학을 정할 때에도 상대 대학의 연구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을 만큼 공신력 있는 평가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 QS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한국 대학은 톱10에 들지 못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상위 20위 안에 6개 대학이 이름을 올렸다. 벤 소토(Sowter) QS 수석 부사장은 “한국 대학은 올해도 우수한 고등 교육 시스템을 보여줬다”며 “한국의 대학 교육 시스템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 걸쳐 산업 협력, 강력한 연구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 평가는 학계 평가(30%), 졸업생 평판도(20%), 교원당 학생 수(10%), 논문당 피인용 수(10%), 국제 연구 협력(10%), 교원당 논문 수(5%), 박사 학위 교원 비율(5%), 외국인 교원 비율(2.5%), 외국인 학생 비율(2.5%), 해외로 나간 교환 학생(2.5%), 국내에 들어온 교환 학생(2.5%) 등 11가지 지표로 평가했다. 평가 비율이 가장 높은 학계 평가는 전 세계 학자들에게 ‘당신 전공 분야에서 최고 대학을 꼽아 달라’고 요청해 추천을 많이 받은 대학 순으로 점수를 매겼다. 졸업생 평판도는 세계 기업 인사 담당자에게 ‘어느 대학 졸업생을 채용하기를 원하는지’ 물어 평가했다.
고려대는 아시아 대학 12위를 기록했다. 졸업생 평판도와 학계 평가(이상 100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지난해보다 한 계단 올랐다. 논문 피인용 수(90.8점), 국제 연구 협력(96.9점) 등에서도 고르게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고려대는 연구 경쟁력 세계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미래 핵심 전략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바이오테크, 차세대 반도체, 배터리, 양자 컴퓨팅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고려대 측은 “올해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오마르 M. 야기 미국 UC버클리대 교수와 스스무 키타가와 일본 교토대 교수를 KU-KIST융합대학원 석좌교수로 영입해 연구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경희대는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한 39위에 올랐다. 경희대는 이번 조사에서 연구의 질이 반영되는 학계 평가(82.5점)가 지난해보다 올랐고, 국제 연구 협력(96.7점), 교원당 학생 수(97.2점)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희대 측은 “대학 차원의 연구 혁신과 교육 환경 개선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며 “구성원들의 동참과 혁신 의지가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결과로, 앞으로도 인류 사회에 공헌하는 세계적 명문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지난해(81위)보다 다섯 계단 상승해 아시아 7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아홉 계단 상승한 데 이어 또 한 번 가파른 상승을 보인 것이다. 부산대는 올해 장영실 AI융합연구원을 출범하고, 국립대 최초로 자체 LLM(거대언어모델) 기반 챗봇 ‘산지니 AI’를 개발하는 등 AI 기반 교육 혁신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부산대는 올해 하버드대·MIT(매사추세츠공대) 등 미국 명문대 출신 학자·연구자 및 학생들을 초청해 교류하는 등 국제 연구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부산대에는 세계 92개국 2000명 이상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단국대는 올해 평가에서 전년 대비 67계단이나 상승하며 아시아 272위를 기록했다. 평가 지표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학계 평가에서 큰 폭의 순위 상승을 기록했다. 올해 QS 세계 대학 평가와 지속 가능성 평가에서도 순위가 올랐다. 단국대는 AI·X(인공지능융합)를 전략적으로 육성해 글로벌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강점 분야인 반도체·모빌리티·바이오헬스를 AI 기반 융합 전략으로 확장해, 산업 수요에 즉각 대응하는 연구·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교육부의 2026학년도 첨단 분야 정원 증원을 통해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하고 신입생 42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대학원에는 인공지능융합학과와 인공지능공학과를 설치해 학·석·박으로 이어지는 통합 AI 교육 체계도 구축했다.
동명대는 올 6월 QS 세계 대학 평가에서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순위 내에 신규 진입한 데 이어 이번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도 901~950위권에 진입했다. 동명대는 지난달 4일 고려대에서 개최된 ’2025 QS 아시아 태평양 고등교육 서밋’에서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QS 5 Stars(스타즈) 인증을 획득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QS의 총 9개 평가 항목 중 교육, 학문개발, 시설인프라, 취업, 사회적 영향력 등 5개 분야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한 것이다. 동명대 측은 “최근 수년 간의 해외 대학과 공동 교육과정 운영, 국제 교류 협약 확대 시도가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국제화 전략과 미래형 교육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