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도입 32년 된 수능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는 가운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수능을 출제하는 사업 검토에 나섰다.
평가원은 최근 ‘AI 기반 수능 자동 문항 생성 기능 개발을 위한 정보화 전략 계획’ 입찰 공고를 냈다. 평가원 측은 “그간 축적된 수능·모의고사 데이터로 AI 기반 문항 출제를 하려면 소요 예산은 어느 정도인지, 구축해야 하는 시스템은 무엇인지 등을 따져보려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까지 신청 업체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완료했고, 이달 중 업체를 선정해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선정 업체는 내년 2월 ‘시스템 구축·관리 비용 산정’ ‘기대 효과 분석’ 등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평가원은 수능 출제에 AI 활용을 검토하는 이유에 대해 “출제 인력을 섭외하고 기간·공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평가원은 매년 수능 출제·검토위원 수백 명을 선발하고, 이들은 40일 안팎으로 합숙하며 문제를 낸다. 외출도, 휴대전화 이용도 금지된다. 출제위원 중 극심한 심적·체력적 부담을 호소하는 이도 많다.
AI는 수능의 ‘난이도 조절’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우승 전 한양대 총장은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을 만들어 축적해두고, 문항을 배치한다면 전과 유사한 난이도의 시험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평가원 측은 “이번 사업은 수능에서 AI 자동 문항 생성이 가능한지 탐색해보는 ‘첫 단추’ 성격”이라면서 “검토 후 AI 활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