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올해 서울 지역 사립초 입학 경쟁률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맞춤형 교육에 대한 기대와 공립초보다 교육 시간이 길다는 점 등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실시한 서울 38개 사립초 2026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사립초 전체 입학 정원 3614명에 2만948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8.2대 1을 기록했다. 사립초 지원 학교 수를 최대 3곳으로 제한한 2024학년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그래픽=백형선

학비가 없는 국공립초와 달리 서울 지역 사립초 학비는 연간 1200만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맞벌이 부부들은 “나쁘지 않은 가성비”라고 입을 모은다. 사립초는 방과 후 프로그램 수준이 국공립초보다 높은 편이다. 영어·제2외국어부터 악기 연주, 골프·승마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덕분에 오후 4~5시까지 아이를 학교에 맡길 수 있어 ‘학원 뺑뺑이’를 안 시켜도 되는 점이 주요 인기 요인이라고 한다.

사립초 선호 현상은 코로나 이후 크게 높아졌다. 코로나 시작 직전 모집한 2020학년도 서울 지역 사립초 평균 경쟁률은 2.1대 1에 불과했다. 그런데 코로나 기간 많은 학교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는데 공립초 수업에 대한 학부모 불만이 높았다. 이때 학부모들 사이에서 “공립초 수업은 부실한데 사립초는 수업의 질도 높고 교사들이 학생들을 꼼꼼하게 관리해 주더라”는 인식이 퍼졌다. 이후 사립초 경쟁률은 2021학년도 6.8대 1, 2022학년도 12대 1, 2023학년도 12.6대 1로 급등했다. 입학 경쟁이 과열되는 등 부작용이 있자 시교육청은 2024학년도부터 지원할 수 있는 학교를 3곳으로 제한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각종 사고도 사립초 인기에 영향을 끼쳤다. 최근 사립초 입학이 확정된 한 학부모는 “초등학교 건물에서 학생이 살해되고, 아이들 대상 납치 시도 범죄도 자주 생기는 걸 보고 등하교 모두 셔틀을 태워서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사립초에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과거 사립초는 부유한 집안 자녀만 가는 곳이란 인식이 강했다면 이제는 중산층 맞벌이 부부들도 몰리게 됐다”면서 “아이에게 질 높은 교육을 시키고 싶어 하는 생각에다 돌봄 문제도 해결된다는 생각에서 인기가 높아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