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영어 과목이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이른바 ‘킬러 문항’은 없었지만 상위권 변별력을 위해 고난도 문항이 출제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영향으로 올해 전 과목 만점자는 5명(재학생 4명, 재수생 1명)에 그치며 전체적으로 평이했던 지난해(11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올해 수능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영어였다.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학생 비율이 전체의 3.11%(1만5154명)로,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이후 1등급 비율이 가장 낮았다. ‘불수능’이라 불린 2024학년도(4.7%)보다도 낮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6.2%)과 비교해도 절반 이하다. 4% 안에 들면 1등급을 받는 다른 상대평가 과목과 비교해도 비율이 낮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지난해(139점)보다 8점 높았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전체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보여주는데, 시험이 어려울수록 최고점이 높게 나온다.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된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으로 지난해보다 1점 하락했다. 국어와 수학에서 각각 한 문제도 틀리지 않았더라도(원 점수 100점), 표준 점수는 8점이나 차이 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입시 전문가들은 올 입시에서 국어 성적이 의대 등 상위권 대학 진입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공계 학생이 사회탐구 영역에 몰린 ‘사탐런’ 현상으로 사탐 고득점자가 크게 늘어나 정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수능 사탐에서 2등급 이상을 받은 수험생은 전년 대비 30%(1만8375명) 증가했다. 과탐의 경우 2등급 이상이 25.3%(1만2612명) 줄었다.
어려운 수능이었는데 만점자 5명 중 4명이 재학생인 건 이례적이란 반응이 많다. 일각에선 지난해 의대 모집 정원이 1500명 정도 늘어나 재수생들이 많이 몰렸는데, 올해는 다시 의대 모집 정원이 이전으로 돌아가면서 뛰어난 재수생 도전자들이 줄어든 영향으로 해석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탐 선택 증가와 과탐 응시 감소로 문·이과 교차지원이 큰 변수로 떠올랐다”며 “대학별 탐구 변환 표준점수 적용 방식에 따라 지원 전략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올해 정시는 그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려운 입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