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총학생회 등 재학생들이 30일 공주대와의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 대학에 선정된 충남대가 학생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대학 본부 앞에서 육성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 거점 국립대학들은 1000억원씩 지원받는 ‘글로컬 대학’ 사업에 선정돼 놓고도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이행하지 않아 교육부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컬 대학 사업은 혁신하는 지역 대학에 5년간 1000억원씩 지원해 세계적 수준의 대학을 만든다는 사업으로 지난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 정책이다.

27일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2025년 글로컬대학 프로젝트 연차 평가 결과’에 따르면, 2023년과 2024년 이 사업에 선정된 20곳 가운데 최하위인 D등급을 받은 대학 두 곳 모두 지역 거점 국립대인 경북대와 충북대(한국교통대와 통합 추진)였다. 교육부는 글로컬 대학 사업 선정 대학들의 사업 이행 실적 등을 점검해 5등급(S·A·B·C·D)으로 나누는 평가를 올해 처음으로 실시했다.

경북대는 ‘학부 중심 체제를 연구 중심으로 대전환하겠다’며 국내외 공동 연구, 산학 연계 프로젝트 등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글로컬 대학에 선정됐다. 그러나 이에 필요한 학칙 개정 등 행정 절차와 조직 개편을 위한 구성원 이견 조율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세부 계획들의 이행 실적이 대체로 좋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는 한국교통대와의 통합을 내걸고 2023년 이 사업에 선정됐지만 2년 동안 두 대학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 지역사회와의 의견 충돌이 계속됐다. 통합을 내건 다른 대학 9곳은 이미 교육부의 통합 심사를 통과했는데 충북대·한국교통대만 유일하게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 부산교대와 통합을 내걸고 2023년 사업에 선정됐던 부산대도 이번 평가에서 하위 등급인 C등급을 받았다.

교육계는 국립대 특유의 복잡한 의사 결정 구조가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본다. 아무리 작은 사업이라도 교수회와 교직원이 모인 대학평의원회 등 각종 구성원을 설득하고 동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국립대 총장은 결국 직선제 또는 간선제로 구성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자리”라며 “필요한 개혁을 강하게 추진하지 못하고 구성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