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치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시각장애인용 문제지의 표기 방식이 바뀌었는데 사전 안내하지 않아 시각장애 수험생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용 사인펜이 번져 답안 작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의신청도 다수 접수됐다.
1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중증 시각장애 수험생 한모씨의 글이 올라왔다. 이번 수능에서 스크린 리더용 문제지의 특정 문자 표기 방식이 사전 공지 없이 변경돼 당황했다는 내용이다. 예컨대, 9월 모의 평가까지는 ‘(가)’라는 괄호글자가 ‘ㄱ, ㅏ’식으로 입력됐지만, 본시험에선 특수문자 하나로 돼 있었다. 한씨는 “저 같은 중증 시각장애 수험생은 메모나 밑줄 표시가 불가능해 지문 내 특정 위치를 찾을 때 찾기(Ctrl+F) 기능을 사용해야 하는데, 특수문자로 변경돼 검색할 수 없었고 전체 지문을 순차적으로 들으며 확인해야 했다”고 썼다.
시각장애인들은 점자 문제지를 손으로 짚어 읽거나, 문제지를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를 활용하는데 표기 방식이 바뀌어 스크린 리더를 듣는 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번 수능에 응시한 중증 시각장애 수험생은 13명이었다. 평가원 측은 “보안 때문에 시험문제에 ‘(가)’ 같은 글자가 들어간다는 것을 사전 공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 시험장에서 제공한 컴퓨터용 사인펜에 대한 수험생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오후 2시 기준 평가원의 ‘이의신청 게시판’에 올라온 474건 가운데 65건(14%)이 컴퓨터용 사인펜이 번져 답안지 작성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이었다. 한 수험생은 게시판에 “종료 5분 전 답을 사인펜으로 마킹하는데 심하게 번져 다른 답안에 색칠이 됐다”며 “표기가 잘못된 것을 수정해 달라”고 썼다. 교육부 측은 “일부 사인펜이 불량이었던 것 같다”며 “사인펜 번짐 때문에 채점에서 불이익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