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주목도가 높았던 각종 이슈, 화제를 다룬 문항이 다수 출제됐다.

사회탐구 영역의 ‘정치와 법’에는 아파트 단지에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둘러싼 갈등이 소재로 나왔다. 이와 관련해 아파트 규약을 만드는 과정을 ‘정치’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두 사람의 의견을 읽고 푸는 문제였다.

‘사회문화’에는 글로벌 인기를 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연상케 하는 소재를 사용한 문제가 출제됐다. ‘케데헌’이 높은 인기를 모은 한국과 미국 간 문화 전파에 대해 묻는 문항이었다. 7번 문항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애니메이션 ○○는 갑국의 일부 젊은이들이 즐겨온 을국의 아이돌 음악에 갑국 대중음악의 색깔을 입혀 갑국에서 창작된 작품이다. 갑국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를 수출하였고, ○○는 갑국뿐만 아니라 을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후 병국을 포함하여 세계적인 흥행을 일으키고 있다’라는 지문을 제시했다. 미국에서 제작한 ‘케데헌’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세계적 인기를 끈 현상이 떠오르는 내용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최신 첨단 기술을 소재로 한 문항도 출제됐다. ‘경제’ 과목에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동영상 공유 서비스’에 대한 문제가 등장했다. 월 이용료와 사은품, 콘텐츠 이용을 놓고 기회 비용과 편익을 고려해 옳게 추론한 답을 고르는 문제였다. ‘사회문화’에는 정보화의 부작용을 묻는 문항에 인공지능(AI)이 소재로 나왔다. AI 로봇이 출력한 각종 보고서를 본 사람들이 ‘AI라면 믿지’ ‘읽어볼 필요도 없어’라고 말하는 만평을 보여주면서 이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고르는 문제였다.

국어 영역 18~21번 문항의 지문도 화제가 됐다. 고전 소설 ‘수궁가’ 가운데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등 구절이 실렸다.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밴드 이날치의 노래 ‘범 내려온다’가 계속 떠올랐다”는 글이 올라왔다.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국어·영어·사회탐구(생활과윤리) 세 과목에 모두 등장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수험생 커뮤니티에선 ‘출제진에 칸트 덕후(애호가)가 있나’ ‘칸트의 수능 3관왕’이라는 반응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