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들은 글로벌 인재 영입뿐 아니라 기존 우수 연구진의 해외 이탈을 막기 위해 관행을 깨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대는 ‘특임석좌교수’로 황윤재(65) 경제학부 교수와 현택환(61)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특임석좌교수는 서울대가 올해 신설한 제도인데, 선정된 교수에게는 정년 65세를 넘어 70세까지 연구실과 학술 활동비를 지원한다. 재임용이 되면 75세까지도 근무할 수 있다. 기존에 확보해 놓은 특급 연구 인력들이 정년 후에도 이탈 없이 학교에 남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울대는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 특임석좌교수 제도를 더욱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포스텍도 우수 교원을 대상으로 정년을 ‘70세’로 늘리는 ‘정년 연장 조기 결정 제도’를 올해 도입했다. 50세 안팎의 우수 교원을 대상으로 미리 정년을 기존보다 5년 연장해줘 안정적으로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특급 교수들의 이탈을 막는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평가다. 물리학과 이현우(55), 신소재공학과 정운룡(53) 교수 등 4명이 올해 정년 연장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보다 앞서 카이스트는 65세 정년을 넘어서도 교수 직함을 유지하고, 계속 연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정년 후 교수’ 제도를 2022년 도입했다. 교수가 정부 등 외부에서 연구비를 조달해 오면 정년 이후에도 학교에 남아 연구를 계속하면서 대학원생도 둘 수 있다. 이들에게 기존 연구실과 학교 연구 시설을 제공하며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도화한 것이다. 현재까지 이 제도를 통해 교원 17명이 정년 이후에도 카이스트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카이스트는 또 새로 임용된 교원이더라도 연구 성과가 우수하다면 바로 ‘석좌교수’로 임명한다. 선정이 되면 추가 연구비 등 혜택을 받는다. 현재 전임 교원 중 70여 명이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교수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기존 틀을 깼다. 전에는 학과 안에서 정년 퇴임 등으로 빈자리가 생겨야 후임 교수 1~2명을 뽑는 방식으로 충원을 해왔는데, 올 3월 학과 구분 없이 학교 전체에서 교원 33명 채용 공고를 냈다. 2009년 개교 이래 최대 규모 교원 채용이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서 500명 넘는 지원자가 몰렸고, 일본 도쿄대에서 의사 과학자를 데려올 수도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