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등학생 대표 19명이 지난 7월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학점제 재검토를 촉구했다. /뉴시스

고교학점제를 경험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과 학부모 대다수가 고교학점제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이 지난달 21~23일 사흘간 고1 학생과 학부모 총 4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3%는 ‘고교학점제가 바뀐다면,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는가’라는 질문에 ‘폐지’라고 답했다. 고교학점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선 75.5%가 ‘좋지 않다’고 했고, ‘보통’은 20.2%, ‘좋다’는 4.3%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67%는 과목 선택권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또 ‘대학별 대입 유불리’(68.1%)가 고교학점제 과목을 선택할 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요소라고 답했다. 원하는 과목이 있어도, 수강생이 적어 내신 성적을 받기 힘들어 보이면 이를 선택해 듣기 어렵다는 것이다.

향후 진로를 결정하는 것에도 고교학점제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76.6%)고 했다. 올해 고1부터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학생들이 각자의 진로와 흥미에 맞는 수업을 듣고 꿈을 구체화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었는데, 현장에선 제도 취지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고교학점제 때문에 학원이나 컨설팅 업체를 찾는 학생과 학부모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56.4%는 고교학점제 관련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는데, 이들 중 60.4%는 학원 또는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