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고등학생들의 학원·과외 교습 시간을 밤 12시까지로 2시간 연장하는 조례안이 발의됐다.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자는 취지이지만 시민 단체들은 “학생 건강권을 침해하고 사교육비가 증가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지웅 서울시의원은 최근 ‘서울시교육청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조례는 초·중·고 학생 대상으로 밤 10시까지 학원과 과외 수업을 허용하는데, 고교생에 한해 밤 12시까지 2시간 연장하자는 내용이다. 10시 제한 조례는 2008년 도입됐다. 정 의원은 “입시를 앞둔 고교생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모두 같은 입시를 치르는데 서울 학생들이 다른 지역보다 학원에 다닐 수 있는 시간이 적은 건 역차별이자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현행 학원법은 학원·과외 교습 시간을 시도가 조례로 정하도록 해 지역별로 제각각이다. 전국 17시도 가운데 대전·울산·강원 등 8곳은 밤 12시, 전남은 11시 50분, 부산·인천·전북 등 3곳은 11시까지다. 서울·경기·대구·세종·광주 등 5곳은 10시로 가장 이르다.

일각에선 “법망을 피해 밤 10시 이후 몰래 과외를 하거나 ‘관리형 독서실’에 가기도 하니 차라리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19명이 법안에 찬성했고, 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취지에 동감하는 분들이 있다. 여야 의원을 두루 만나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시민 단체들은 반발했다. 진보 성향 시민 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과도한 경쟁 교육을 해소하고 학생의 수면권, 건강권을 보장해야 하는 상황에서 야간 교습 시간을 연장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며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좋은교사운동’도 같은 날 “교습 시간 연장은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서울의 사교육 참여율은 전국 평균보다 높기 때문에 형평을 맞추려면 교습 시간을 단축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작년 서울의 사교육 참여율은 86.1%(전국 평균 80%)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 지역 학원 시간 연장은 2008년, 2016년 두 차례 추진된 적이 있지만 교육계 의견이 엇갈려 결국 무산됐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역마다 학원 교습 시간이 제각각이라 혼선이 생긴다면서 ’밤 10시까지’로 통일하는 안을 2016년 논의했는데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