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읍·면·동의 34%에는 중학교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원이 없는 곳도 12%였다.

2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주최한 교육정책포럼에서 권순형 KEDI 교육정책네트워크센터 소장은 ‘지방 소멸의 시대, 학교 교육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3558개 읍·면·동 가운데 1213곳(34%)에 중학교가 없었다. 초등학교가 없는 곳은 283곳(8%), 유치원이 없는 곳은 435곳(12%)이었다. 이는 지역 인구가 줄면서 학교를 통폐합한 결과다. 전국 초등학생은 2015년 271만명에서 지난해 249만명으로 22만명(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학생은 158만명에서 133만명으로 25만명(16%) 줄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연구 결과, 폐교 지역에선 인구 감소가 더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소장은 “폐교는 지방 소멸에 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향후 15년 이상을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면서 학교를 ‘복합 시설’로 만드는 방안을 제안했다. 학교를 무작정 없애기보다 남는 공간에 지역 주민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평생 교육·문화·복지 시설을 넣어 지역 정주 여건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이날 포럼에선 일본 지자체들이 학교 재생을 통해 지역을 살린 사례도 소개됐다. 일본 국립교육정책연구소에 따르면, 홋카이도 히가시가와초는 학교 부지에 돌봄 교실과 지역 카페, 도서관, 갤러리를 조성했다. 그 결과 아동 수가 늘어나고 관광객이 많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홋카이도 아비라초 지역은 학교에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육관과 도서관을 지으면서 인구 감소 추세에 제동이 걸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