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디지털 시대 인재 양성’을 교육 분야 국정과제로 선정했지만, 정작 학교에선 AI를 가르칠 교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전국 국·공립 중·고교 정보교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중학교 정보교사(기간제 교사 포함) 인원이 관내 전체 중학교 수보다 많은 경우는 한 곳도 없었다. 17개 시도 모두에서 한 중학교당 정보교사 1명이 배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학교 수 대비 정보교사 비율인 배치율이 가장 낮은 곳은 전북(28%)이었다. 전북의 경우 중학교는 159곳에 달했지만, 정보교사는 46명뿐이었다. 그 다음은 중학교 216곳에 정보교사 73명인 전남(33%), 중학교 145곳에 정보교사 56명인 강원(38%) 순이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고등학교도 정보교사가 부족하긴 마찬가지였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11개 시도에서 정보교사 인원이 관내 전체 고등학교 수보다 적었다. 특히 고등학교는 수도권과 지방 간 정보교사 배치율 격차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111%)과 경기(120%), 인천(100%)은 정보교사 인원이 고등학교 수보다 많아 배치율이 모두 100% 이상이었다. 반면 전북과 강원, 전남은 20~33%에 불과했다. 전북은 고등학교 65곳에 정보교사 13명뿐으로, 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에서도 학교 수 대비 정보교사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꼽혔다.

학교 현장에선 정보교사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양질의 AI 교육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정보교사가 없는 학교에선 기술가정 등 비전공 교사가 정보 교과목을 함께 가르치거나, 한 명의 정보교사가 다른 학교 수업도 진행하는 식으로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정성국 의원은 “AI를 가르칠 교사가 없는데 어떻게 학교에서 AI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건지 의문”이라며 “지역별, 학교별로 정보교사 확보 편차에 따른 AI 교육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책임교육정책국 수업혁신융합교육과 아래 ‘인공지능교육전략팀’을 꾸려, 향후 5년간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AI를 어떻게 가르칠지에 대한 청사진을 교육청들과 논의해 만들고 있다. 해당 청사진에는 부족한 정보교사 해소 문제부터 교사들의 AI 역량 강화, 인문학 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 함양 등이 담길 전망이다.